지하철 2호선에 새로 도입한 전동차가 잦은 급정거로 승객이 다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22일 오전 8시 26분께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을 출발하던 신형 전동차가 역사를 채 빠져나가기 전에 급정거하는 바람에 많은 승객들이 떠밀려 넘어지고 찰과상을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근 시간대에 혼잡한 지하철에서 이같은 사고를 당하자 분노한 승객들은 지하철 공사 홈페이지에 몰려 급정거 사고 재발 방지와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승객 조경희씨는 "건대입구역에서 출발하던 열차가 급정거해서 찰과상을 입었고옆의 승객은 팔꿈치를 다쳐 피를 흘렸다"며 "출근시간대에 새로 도입한 지하철을 배치해 큰 사고를 부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권성숙씨는 "출입구 근처에 서 있다 급정거 때문에 뒤로 넘어져 엉덩이뼈와 어깨 등에 타박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며 "지하철 민원센터는 치료비 보상문제에 답변을 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임태순씨는 "어머니가 출근길에 급정거로 넘어져 광대뼈에 멍이 들었다"며 "어머니는 다시는 신형 열차를 타지 않겠다고 하시면서 답답한 마음을 인터넷에라도 호소해달라고 해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오현숙씨는 "8월 중순부터 오전 8시께에 뚝섬역에서 신형 열차를 7번 정도 탔는데 그중 6번이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승객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졌다"며 "지금은 아예 급정거를 예상하고 손잡이를 꽉 움켜쥐게 된다"고 한탄했다.
박혜경씨는 "급정거 때문에 대부분의 승객이 바닥으로 쓰러지는 등 아수라장이벌어졌는데도 지하철에서는 사과방송이나 급정거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며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승객들의 불만이 폭발하자 지하철 공사측은 홈페이지에 "22일 오전 발생한 2호선 급정차의 원인은 열차 신호장치가 예민하게 작동해 발생한 것"이라며 "원인조사를 통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공사는 6월부터 2호선 노후차량을 교체하면서 신형 전동차 54량을 도입키로 하고 그중 30량을 우선 도입해 2호선에 배치했다.
하지만 승무원들이 자동제어 시스템을 갖춘 신형 전동차의 운행에 익숙지 못한 데다 신형 전동차의 신호체계상 앞 열차와 안전거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급정거하도록 설계돼 있어 이같은 급정거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
공사 관계자는 "승무원이 신형 열차에 익숙해 지려면 연습운전 기간이 필요하다"며 "급정거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신호체계 시스템을 제작한 일본 업체 기술팀과 협의해 보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공사는 급정거 등 운행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3일부터 이틀간 신형 전동차의 운행을 중단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