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줄인 美ㆍ유럽계社와 대조적
일본 벤처캐피털의 국내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계 벤처캐피털의 국내 투자가 주춤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현상으로 앞으로 상당수 국내기업에 일본 자금이 파고들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자회사인 소프트뱅크파이낸스코리아가 이미 100억원 규모의 사모 M&A펀드를 결성, 활발한 국내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어 최근 일본 최대의 벤처캐피털사인 자프코(JAFCO)가 국내 IT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 투자자금이 다른 어떤 외국계 자금보다 주식시장은 물론 벤처캐피털업계에 활발한 투자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프코는 지난 4월 이미 한국 현지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2,500억원 규모의 아시아테크놀로지펀드의 15%인 375억원을 국내 IT기업에 출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회사 당 투자규모는 약 20억~6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시장여건과 관계없이 창업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 육성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자프코의 특징은 독자적으로 펀드를 운영한다는 것. 무라세 미쓰마사 자프코 사장은 "자프코는 공동펀드를 설정하지 않고 자체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며 "투자배수가 높지 않은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파이낸스의 현지법인인 소프트뱅크파이낸스코리아는 이미 본격적인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13일 컨설팅사인 3S커뮤니케이션, 서울도쿄 등 10여개 국내외 밴처투자회사와 함께 100억원 규모의 'SBFK 사모M&A펀드'를 출범시켰다. 운용기간은 1년으로 주식과 주식관련 채권에 90%를 투자한다.
이 SBFK 사모M&A펀드는 운용시작 두달도 안돼 디와이ㆍ유니크ㆍ아이엠아이티 등 3개 코스닥기업에 모두 24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디와이와 유니크로부터는 지난 7월25일 각각 25만주와 566만주의 실권주를 인수했고 아이엠아이티에 대해서는 지난 8월초 지분매입 방식으로 30만주의 주식을 확보했다.
SBFK는 이에 그치지 않고 상장ㆍ등록기업 50여개사를 대상으로 투자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다카하시 SBFK 사장은 "인터넷 교육, 엔터테인먼트, 금융, 부동산관련 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달 안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3개업체로부터 확답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프코 등 일본 벤처캐피털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벤처캐피털은 물론 미국ㆍ유럽계 투자회사들과는 대비되는 현상으로 일본계 외에 다른 벤처캐피털들은 그동안 적지않은 투자손실을 입어 지속적으로 투자규모를 줄이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골드만삭스ㆍH&Q 등 선발 해외투자회사들이 그 동안 국내투자로 수십억원씩의 평가손실을 입으면서 투자를 줄인 것과는 달리 일본계 벤처캐피털들이 최근 활발한 투자활동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