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화학, 코오롱 고흡수성 수지 사업 900억에 인수

유화업계 자율 구조조정 신호탄?<br>고유가·중동물량 속출대비 대형사간 M&A 가시화될듯

김반석(왼쪽)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23일 오후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한준수 코오롱 사장과 SAP 사업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LG화학이 ㈜코오롱의 고흡수성수지(SAP) 사업을 전격 인수했다. 이는 유화업체들이 고유가에 따른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자율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LG화학은 24일 경북 김천에 있는 연산 7만톤 규모의 코오롱 SAP 생산설비와 인력 등 유ㆍ무형 자산 일체를 9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SAP 사업 인수는 석유화학업계의 수익 동반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선언한 후 나온 첫번째 가시적 성과”라며 “앞으로 사업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M&A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와의 사업제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SAP의 원료가 되는 아크릴산(GAA)을 생산, 코오롱 등에 공급해왔던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아크릴산→SAP로 이어지는 석유화학제품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석유화학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LG화학은 남미와 중동 지역의 현지 유화업체와 아크릴산 및 SAP 사업의 조인트벤처를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신흥 성장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생산규모를 확대해 오는 2015년까지 아크릴산 및 SAP 사업 매출규모를 1조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해 세계적인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유화업계에서는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톤당 800달러대이던 지난해부터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현재 나프타 가격은 톤당 1,100달러 넘게 형성돼 있어 특히 하위공정(다운스트림) 쪽 소형 및 전문제품 생산기업들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 대형사들의 경우도 전문제품까지 생산하는 일관체제를 갖춘 뒤 글로벌 네트워크를 접목해 해외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계약도 하위공정 사업을 추가해 상ㆍ하위 공정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려는 LG화학의 의도와 SAP 내수시장이 정체했다고 판단하고 대신 전자재료 등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에 집중하려는 코오롱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코오롱의 한 관계자는 “SAP의 경우는 기저귀나 여성용품에 주로 들어가는데 저출산 및 고령화로 내수시장에 한계가 왔다고 판단했다”며 “원재료 가격도 계속 오를 전망이라 현재 세계 6위 위상의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대형 유화사들 간의 M&A 움직임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 가을 이후에는 중동의 신ㆍ증설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나오면서 국내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 유화사끼리 합병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는 시도가 나올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도 “앞으로 몰아닥칠 유화업계의 구조조정은 가격과 시장상황이 유도하는 것이라 지난 외환위기 때의 인위적 구조조정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최근 대형 유화사들을 중심으로 M&A 전략을 집중 연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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