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진국,한국기업 견제 극심/“고급기술 유출·시장잠식 우려” 이유

◎「톰슨」인수 등 잇달아 제동국내기업들의 해외진출에 대한 선진국들의 견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사업차질도 늘어나고 있다. 24일 무역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일본, EU 등 주요 선진국들은 국내업체들이 세계화 전략에 따라 해외투자와 현지업체 인수 등 현지진출에 대해 견제와 압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산업공동화를 우려한 우리정부의 「눈에 안보이는 압력」과 함께 세계화를 추진하는 국내업체들에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기가 9면 대우전자의 프랑스 톰슨 멀티미디어사 인수에 대해 현지언론들은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면서 노골적인 견제에 나섰다. 특히 프랑스 야당인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당수는 대우가 참여하는 톰슨의 민영화계획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치쟁점화 하고 있다. EU집행위는 최근 대우자동차가 폴란드에서 생산할 완성차의 조립용 부품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를 차별적 특혜라며 이의 철폐를 주장하고 나섰다. 무협에 따르면 EU집행위는 폴란드와 가진 통상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 폴란드 FSO인수를 통한 대우의 현지진출에 대한 견제의도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또 일본과 EU는 인도네시아가 기아자동차의 세피아를 자국 국민차로 선정, 관세와 사치세면세혜택에 대해 불공정행위라며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상태다. 미국도 쌍무협상 압력을 강화하고, WTO제소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같은 견제로 사업차질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대우는 2년 가까이 영국 로터스사의 인수를 추진해 왔으나 고급기술과 인력유출 우려가 있다는 유럽업체들의 견제로 최종인수에 실패했고, 이에앞서 오스트리아 슈타이어사 인수에서는 벤츠, 폴크스바겐 등의 반대로 이 회사가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 인수하지 못했다. 이같은 견제는 사업차질 뿐 아니라 국내기업, 상품이미지도 악화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우의 톰슨 인수에 부정적인 「리베라시옹」 「라 트리뷴」등 현지신문들은 대우를 『싸구려 제품 메이커』로 표현하는 등 노골적인 비난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선진국들의 대한견제는 그동안 추진해온 반덤핑관세등 자국시장 보호에서 국내업체의 현지투자에 대한 압력으로 그 형태가 바뀌고 있다며 견제의 강도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통상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박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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