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외국바이어 '방잡기 전쟁'
강북지역 호텔예약 내달까지 끝나
동대문을 찾는 외국 바이어들의 객실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16일 무역협회 동대문 외국인 구매안내소에 따르면 방한을 앞둔 바이어들의 호텔 예약신청 의뢰가 쇄도하고 있으나 동대문 일대는 물론 강북지역의 모든 호텔이 11월까지 예약이 끝나 있어 말그대로「숙박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 안내소의 바이어투숙현황에 따르면 동대문 시장 인근 3대 비즈니스 호텔인 이스턴, 삼호, 대화호텔의 경우 11월 말까지 100%예약율을 보이고 있으며 남대문의 세종, 로얄 호텔도 11월에야 예약이 가능한 상태다.
또 이같은 비즈니스 호텔은 물론 모텔이나 장급 여간 등 전 숙박업소들이 현재 예약을 받고 있지 않아 바이어들의 객실 구하기가 최악의 상황이라는게 구매안내소 관계자의 말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에서는 강북 지역에 비즈니스 호텔이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다 바이어가 늘어나는 가을에 접어들면서 숙박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동대문을 찾는 지방 상인들의 호텔 이용이 많아 지면서 정작 외국인 바이어들은 잘곳이 없다.
지난 주 의류를 구입하기 위해 동대문을 찾은 사이먼 탄(말레이시아)씨는 동대문 인근의 이스턴, 삼호, 대화 호텔은 물론 명동에 있는 세종호텔, 로얄 호텔을 전전하다 결국 강남의 한 호텔에 가까스로 방을 구했다.
이밖에 현재 동대문을 찾는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비용부담이 큰 특급 호텔이나 동대문과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강남에서 묵을 곳을 찾고 있는 형편이다.
외국인 구매안내소의 김일산 과장은 『현재 동대문 일대에서 빈방을 찾기가 어려워 최소한 보름이나 한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일정이 유동적인 외국 상인들이 이처럼 미리 예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같은 안내소의 고동철 소장은 『외국바이어들이 동대문 일대에서 방을 구한다해도 시설이 너무 낙후돼 있다』며 『동대문 수출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이 일대에 인터넷 시설 등을 갖춘 비즈니스 호텔을 건립할 수 있도록 서울시 등 관계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내국인의 해외 여행 증가로 외국인이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탑승권을 구하기는 더욱 힘든 상황. 동대문 두타 앞 광장에서 한·일 문화 교류를 위해 힙합·재즈 댄스 공연을 기획했던 일본 댄스팀은 비행기 티켓을 구하지 못해 결국 공연계획까지 취소하는 등 외국인들이 동대문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윤혜경기자
입력시간 2000/10/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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