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서구銀 이번엔 '레버리지론 공포'

서브프라임 이어 또 충격파… 1분기중 150억弗 상각 전망

미국ㆍ유럽 은행들이 레버리지론(Leveraged Loansㆍ차입대출)으로 2차 대손상각 파동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악몽에서 아직 헤어나지도 못한 이들 은행들이 한층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는 3월에 나올 연간 보고서와 4월에 나올 1ㆍ4분기 실적에서 미국ㆍ유럽 은행들의 레버리지론 상각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위스의 UBS와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4ㆍ4분기 레버리지론 상각 규모가 총 4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힌 상태. 레버리지론은 기존 대출채권의 담보 가치를 상향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로 추가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호황을 이룬 LBO(차입매수) 방식으로 진행된 M&A를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레버리지론을 기업들에게 해줬다. 등급이 낮은 기업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도 증가했다. 그런데 신용경색으로 회사채 시장이 악화됐고 이 여파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은행 자산이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은행들이 대규모 상각을 단행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자산담보부채권(CDO)으로 묶여 판매된 것처럼 레버리지론은 대출담보부채권(CLO)으로 묶여 판매됐다. 1월중 대출 채권 가격이 하락하자 CLO 투매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크레디트스위스는 레버리지론 자산 가격이 6.3% 하락했다고 말했다. 1달러짜리가 93.7센트로 줄었다는 것이다. 이달초 도이체방크는 362억유로의 레버리지론에서 7억5,900만유로(약 11억달러)를 상각했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은행들이 1ㆍ4분기중 최대 150억달러를 상각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상각률은 2%에서 많게는 10%나 된다. 더 큰 문제는 골드만삭스처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금융기관까지 차입 대출에 엮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애틀란타 소재 FIG 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매리낙 리서치 본부장은 "회사채 시장이 3월까지 급하게 반전될 가능성은 없다. 모든 종류의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은행 중에서 씨티그룹이 가장 많은 레버리지론을 안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430억달러에 이른다. 월가에서는 씨티그룹이 43억달러를 상각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360억달러를, JP모건은 264억달러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유럽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로열스코틀랜드은행(RBS)는 120억파운드(약 235억달러)의 레버리지론을 갖고 있는데 현재 3%만 상각한 상대. 추가적인 상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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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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