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2부투어인 KTF투어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골프계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9년부터 남자프로골프 2부투어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온 KTF는 이달 초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공문을 보내 경영 여건상 내년부터 투어 지원을 중단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KTF는 최근 KPGA의 요청과 여론 등을 고려, 실무자 선에서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내년 시즌 개막 여부는 불분명한 상태다. 다른 스폰서가 나서지 않는 이상 남자프로골프 2부투어가 존폐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골프계에서는 최근 전반적인 경기불황으로 침체 국면에 부딪친 프로골프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1일 끝난 10회 대회를 마지막으로 5번째 시즌을 마감한 KTF투어는 정규투어 출전권이 없는 프로골퍼(플레잉프로)와 세미프로 선수에게 활동무대를 제공하면서 정규투어의 등용문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장애인 골퍼, 프로야구 선수 출신, 해외 유학도 출신 등이 골프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등 숱한 화제와 감동을 낳으며 저변을 넓히는데 기여했다. 김형태(26ㆍ팀애시워스)를 비롯해 올해 투어 사상 최초로 시즌 3승을 거두며 상금왕에 오른 오현우(26) 등 새로운 스타를 배출함으로써 프로골프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골프 강국들의 경우 2부투어가 `희망과 재기의 무대`로 인식되면서 프로골프의 한 축을 굳건히 담당하고 있다. 미국 PGA투어의 바이닷컴투어, LPGA투어의 퓨처스투어, 유럽투어의 챌린지투어 등은 정규투어 진출을 꿈꾸는 젊은 선수들과 정규투어에서 고배를 마신 뒤 절치부심하는 중견 선수들이 어우러져 골프계 발전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데이비드 듀발과 스티브 플레시, 리치 빔, 채드 캠벨, 그리고 박지은(24ㆍ나이키골프) 등은 2부투어를 발판으로 정규투어에 올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21일 KTF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유달영(37)은 “지난해 KTF투어를 통해 프로가 된 데 이어 올해는 내년 정규투어 출전권을 따내 KTF투어와 인연이 각별하다”면서 “KTF투어를 기회로 삼고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이 크게 늘었다”고 아쉬워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