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김종창 기업은행장

"유망 小기업 발굴 신용대출 확대" "제품판로 개척, 고용안정, 기술력 담보 자금 지원 확대를 3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과제로 삼고 이를 집중적으로 해결해줄 계획입니다. 특히 고용안정 혹은 우수기술자 인력 이탈 방지를 위해 종업원 대출의 한도금액을 대폭 상향 조정하고 종업원 주택 건립시 대출해주는 신상품을 개발, 안정적 고용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김종창 기업은행장은 최근 전국 6개 공단 중소기업 경영자들과의 릴레이 간담회에서 수렴된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은행 여신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관련기사 겸손.온유등 고루갖춘 '선비' 김 행장은 외환 위기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결과적으로 기업과 은행 나아가 국가 경제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것처럼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현상황 역시 좋은 조건의 다양한 상품으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살리는 것이 기업은행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또 여성 기업인들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그동안 대출시 요구해왔던 배우자 담보를 없애기로 하고 소규모 영세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모델을 마련, 이들에 대한 신용대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행장과의 일문일답.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한데 현재까지 시설자금 지원실적과 향후 계획은. ▲지난 8월 말 현재 설비자금 지원실적은 전년 동기 1조3,024억원보다 적은 1조978억원으로 다소 부진한 상황입니다. 기업은행은 담보부족으로 시설투자를 미루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특별 펀드를 조성해놓고 있고 일본 흥업은행으로부터 저리의 외화자금 도입을 완료, 오는 10월 중 저리로 전액을 중소기업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시설자금에 대해 처음으로 시장금리를 적용, 금리부담을 낮춰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설자금 확대를 위한 현장 독려에 주력하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중소기업 시설자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전국 공단소재 경영자 대표자와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해오고 있는데 기업들이 말하는 애로사항과 그에 대한 대책은. ▲8월27일부터 전국 6개 공단에서 중소기업 경영자 간담회를 열고 많은 중소기업자들을 만나봤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공업단지 소재 업체들의 동향을 파악해 여신운용 및 제도 개선에 반영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들 기업의 주요 애로사항은 크게 기술력이 무시되는 등 전반적으로 신용대출 받기가 어렵다는 점과 고용안정과 판로 개척의 어려움 등입니다. 이에 기업은행은 판로개척ㆍ고용안정ㆍ자금지원을 3대 해결과제로 삼고 업무제휴를 통해 중기제품 판로를 지원하고 파격조건의 중소기업 종업원 대출을 실시하는 한편 자금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신용한도제 등 선진금융상품을 집중 개발할 계획입니다. 종업원 대출의 경우 3년 이상 근무해야 되고 기혼자들이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완화하고 1,000만원인 한도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종업원 주택 건립 시 대출해달라는 건의사항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 신상품을 만들어 시행할 계획입니다. -신용대출 확대에 관한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먼저 직원들에게 은행이 기업들의 최고재무담당자(CFO)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지 과거 수익지표만이 아니라 기술력이나 경영진의 사업능력ㆍ사업전망 등 복합적인 측정 능력으로 기업들의 장래수익성에 대한 분명한 판단이 있어야 신용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영업시스템을 구축해 우수 기업뿐 아니라 묻혀 있는 기업들을 발굴,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는 것이 은행 수익성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중소ㆍ중견기업뿐 아니라 소규모 영세기업에 대해서도 '소기업 평가모델'을 개발, 신용대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소기업 평가모델에서는 재무제표 등에 대한 측정이 어려운 만큼 기술력이나 경영진의 능력 등에 가중치가 부여될 것입니다. 여성기업인의 활동이 활발한데 이들에 대한 지원책은. ▲여성기업인의 경우 현재 기업은행이 거래하고 있는 업체수는 2만719개로 우리은행 전체 거래업체수의 17.0%에 해당하며 총대출 지원액의 6.9%에 달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장 10명 중 3∼4명이 여성으로 여성이 대표자인 사업체수는 전년보다 4.2% 증가한 102만2,662개로 전체 사업체의 33.9%를 차지, 적극적인 여성기업 지원의 필요성 절감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그동안 여성 기업인들이 대출받을 때 요구해왔던 배우자 보증서를 폐지할 것입니다. -중소기업들의 환리스크 노출이 여전한데 중소기업 전담은행으로서 이에 대한 대책은. ▲최근 환율의 급등락에 따라 환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정보에 어두운 대부분의 중소 수출입 업체들이 환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자금운용실 내 외환리스크 자문반을 설치, 선물환거래 등 환리스크 회피방안에 대한 상담과 함께 매년 정기적으로 환리스크 관리 설명회를 개최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단지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환전시점을 알려주는 등 보다 직접적으로 환리스크를 관리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부분 은행들이 중소기업금융을 대폭 강화, 중소기업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기업은행의 차별화 전략은. ▲외환위기 이후 대부분 은행들이 대기업 금융보다는 중소기업 등 소매금융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앞으로 중소기업 유치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모델 등 그동안 중소기업 금융지원 기관으로서 쌓아온 노하우가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성과 중심이고 고객지향적 서비스 문화가 요즘 들어 많이 변하고 있는 점 또한 기업은행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이후 계속해서 수익성을 강조하는 데 대해 국책은행이 너무 상업성을 강조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돈 잘 버는 국책은행' 이나 '수익성'에 대한 강조는 내부에 있는 비효율적인 측면을 제거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지 기업들한테 금리를 더 높여 돈을 벌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콜 센터와 사무처리 센터 구축이 이러한 방침의 일환인 것입니다. 그리고 외환위기 때 많은 은행들이 부실화돼 수출지원이나 자금지원이 원활하지 못한 것을 경험한 사례에서 보듯 지원기관이 건실해야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정책기능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양호한 신용도와 건실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조달, 중소기업들에게는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수익이 날 경우 주주에게 충분한 이익을 배당할 계획입니다. -행장 취임 이후 기업은행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향후 기업은행 주가에 대한 전망은. ▲5월 취임 당시 3,350원이던 주가가 현재 5,000대로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기업은행 주가는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은행은 코스닥등록 기업 중 상반기 매출액이 1위, 순이익 2위를 차지했습니다. 현재 이러한 기초 자료를 통해 외국인들의 방문이나 문의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향후 내재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면 한 단계씩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0월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공개 기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11월 초에는 코스닥증권시장 주관으로 해외 IR 참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은행장 취임 이후 기업은행 조직과 직원들의 마인드 변화를 추진해왔는데.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사업부제를 도입하고 직원들에 대해서도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는 마인드 변화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변화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기 마련이고 기업은행 조직 내에도 변화를 싫어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움직임도 일부 있지만 변화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따라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직원들과 허물 없는 대화의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고 요즘 들어 처음보다는 직원들의 변화 움직임이 강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대담=김준수 정경부장 정리=최윤석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