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조 허공에 날린 '김정은 로켓 쇼'

발사 1~2분 후 공중폭발 군산 앞바다 추락… 정부 "명백한 도발"<br>유엔 안보리 긴급 소집 美, 대북식량지원 중단<br>주가 오르고 환율 하락 금융시장 차분한 반응


북한이 13일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지만 1분 만에 실패로 끝났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 안정을 대내외에 과시하려고 추진한 '로켓 쇼'는 1조원(8억5,000만달러)의 비용을 허공에 날리며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했다. 또 로켓 발사로 지난 2월29일 베이징 합의에서 얻어낸 식량지원도 물거품이 됐다.


북한은 이날 오전7시38분55초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3호'를 실은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은 발사 후 1~2분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해 서해에 추락했다.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소장)은 "로켓은 백령도 상공 최고 고도 151㎞ 위치에서 낙하하기 시작해 최종적으로 20여개 조각으로 분리됐다"며 "평택에서 군산 서방 100~150㎞ 해상에 광범위하게 떨어졌으나 현재까지 우리 측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세종대왕함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직후부터 로켓의 궤적으로 탐지, 추적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미 군 당국은 잔해물 낙하지점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정부 성명을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행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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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성김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한미 공조를 협의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같은 날 외교부 청사에서 서먼 사령관과 만나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대책을 논의했다.

국제사회도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이날(현지시간) 유엔 안보리가 소집됐다. 우리 정부는 안보리가 기존의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대북 식량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본ㆍ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가와 유럽 등이 모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난하고 있지만 북한의 최대 우방인 중국은 "당사국들의 냉정과 자제를 촉구한다"는 짧은 논평만 내놓았다.

한편 북한은 이날 '광명성 1ㆍ2호' 발사 당시와 달리 발사 이후 4시간20여분 후 발사사실과 실패를 시인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낮12시3분 국영문 기사를 통해 "지구관측위성의 궤도진입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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