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결정하자 금호아시아나그룹주와 은행주들이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 한국타이어를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쟁사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30일 주식시장에서는 워크아웃 대상으로 확정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개장 직후 하한가로 직행한 것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6.90%), 금호석유(-6.35%) 등 대부분의 금호아시아나 계열사 주식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한통운(5.59%), 대우건설(0.39%) 등은 매각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로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10% 내외의 내림세를 보였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만 워크아웃에 들어가지만 그룹 계열사들이 모두 자금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주가도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는 금호그룹 계열사 주가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크아웃 충격은 금호그룹 관련 여신을 보유한 은행주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가장 많은 여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리금융이 4.15% 떨어진 것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1.64%), 신한지주(-1.37%) 등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금호그룹 관련 여신에 대한 부담으로 은행주들은 단기적으로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은 은행들이 감당할 수준이라고 판단되지만 일부 은행의 경우에는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기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금호그룹 문제까지 부각됨에 따라 추가 조정에 대비하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준범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악재가 은행주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조만간 은행별 여신 규모가 정확하게 집계되면 추가적인 조정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호타이어의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7.59%, 3.84% 상승했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가 자생적인 경쟁력을 잃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금호타이어와 경쟁업체들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