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에서는 자기자신을 인정하는 것을 치료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스스로가 가진 성격과 콤플렉스를 순순히 인정함으로써 정신적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정신분석학 뿐만이 아니다. 정신적 성장을 목표로 하는 불가나 도가 등의 종교 또한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약점과 번뇌를 인정하고 벗어 던지는 데서부터 종교적 완성을 위한 길을 출발한다. '네 인생을 껴안고 춤을 춰라'의 저자도 같은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기서 그가 독자들에게 '껴안으라'고 주문하는 것은 자신의 결점이다. 저자는 굴레에 갇혀서 야성을 잃어버린 서커스 코끼리의 예를 들고, 이 코끼리가 변한 자신을 스스로 탓하는 대신 자기자신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타고난 야성을 잊고 다양한 곡예기술을 익혔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음을 인정하고 삶을 긍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예화를 바탕으로 독자에게 스스로의 내면 깊은 곳에 존재하는 '어쩔 줄 모르고 고독한 당신'을 존중하라고 주문한다. 또한 책은 이러한 존중을 바탕으로 삶을 즐기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인생의 봄에 계속 머물러 있는 대신 치열하지만 활기찬 여름을 만끽하라는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자신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라'는 충고가 난무하는 자기계발서 시장에서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일반 자기계발서와 다르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난무하지 않고 다양한 우화와 명상적인 글로 독자들을 성찰로 인도하려는 저자의 자세도 남다르다. 때문에 책은 자기계발서로 읽히기 보다는 명상 에세이로 읽히기도 한다. 책이 이렇게 느껴지는 데에는 느슨하고 여유로운 중국풍의 문체도 한몫 하는데 이 같이 느릿느릿한 책의 흐름이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읽는 여유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