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은행지점장등 이달까지 100여명 수강'사교의 장'으로 활용도
"거기 변호사님과 회계사님, 수업에 좀 집중해주세요."
대학의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 수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다. 바로 명동의 J어음할인업체에서 운영하는 사채학 강좌의 풍경이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이 강좌는 수업료가 24시간 강의에 50만원이 넘지만 이달 현재까지 5회에 걸쳐 100여명 이상이 수강을 마쳤다.
강의를 맡고 있는 한 사채업자는 "수강생들이 주로 고학력ㆍ고위직이라는 데 너무 놀랐다"며 "변호사ㆍ회계사뿐만 아니라 현직 은행 지점장 등 사회지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수강생의 직업이 아주 다양하다"고 귀띔했다.
이 강좌를 마련한 J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수강생의 60%는 대금업을 비롯한 금융권 출신이며 나머지 40%는 전문직 종사자들로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라며 "변호사와 회계사들의 경우 대금업을 파악해 자신들의 업무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채강좌는 사채업자들을 위한 '사교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수강생들 가운데는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사채업계의 '큰손'들도 적지 않다.
한 사채업체 사장은 "한 달에 600억원 이상의 돈을 굴리는데 사채강좌를 통해 새로운 노하우도 얻고 다른 업자들과 정보를 교환한다"며 "이제 사채업도 끊임없이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