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엔화 급등…외환시장 '출렁'

엔화 가치가 보기 드문 급등세를 타면서 외환시장을 뒤흔들고 있다.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장중 한때 106.55엔까지 치솟다가 107엔대 초반에서 장을 마쳤다. 전장을 달러당 110.18엔으로 마감한데 비하면 20시간도 채 안되서 3엔 이상 절상된 셈이다. 이어 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화는 개장과 함께 큰 폭으로 상승, 오전중 106.82엔까지 치솟다가 107엔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도쿄 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이 106엔대에 달한 것은 지난 1월31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당 110엔을 넘어서는 약세 기조에서 이처럼 단시간내에 엔화가 반등한 이유는 두가지다. 우선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일본 증시가 호황을 누리면서 투자가들이 단기적으로 일본 자산에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1일 심리적 지지선인 2만엔대를 돌파, 31개월만에 최고치인 2만81.67엔에 마감했으며, 2일도 소폭 상승한 2만엔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일본 증시에서 투자차익을 챙기려는 해외투자가들이 엔화를 매입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3월 말로 끝나는 일본의 99회계연도 결산일을 앞두고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 본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점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도쿄 소재 ABN 암로의 외환담당자인 다카노 슈지는 『결산기에 맞춘 자산 송환이 3월 중순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때문에 당분간은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엔화가 강세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엔화가 이처럼 급격한 상승기류를 타자, 일본 국내에서는 엔고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엔고가 재현될 경우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결과적으로는 경기 회생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주오(中央)신탁은행의 외환담당 부장인 오카다 츠요시는 『엔화가 달러당 105엔대까지 절상된다면 일본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장성의 미조구치 젬베이 국장은 이날 엔화가 전장에 비해 3% 이상 절상되자 『급격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엔화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금융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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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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