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올 상반기 세수실적이 전년 대비 15조원 이상 늘어나는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6일 올 들어 6월 말까지의 세수가 전년 동기 대비 24.3% 늘어난 79조4,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5조5,000억원 증가한 규모로 올해 국세청이 거둬야 할 세입예산 139조4,000억원의 56.9%에 해당된다. 국세청은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세수는 지난해보다 20조원, 세입예산보다도 11조원 많은 150조원에 달해 지난해(2조4,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세입예산을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이와 관련,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줄인 이후 세수 부족을 우려했지만 성실신고가 늘어남에 따라 세수가 2년째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수가 늘어난 것은 주요 세목에서 자진납부 증가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올 상반기의 세금 자진 납부액은 73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14조7,000억원 늘어나 상반기 중 전체 세수 증가액의 9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까지의 세목별 세수는 소득세가 44.8% 늘어난 20조3,315억원에 달했고, 법인세도 16.2% 늘어난 17조9,466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비세 등도 각각 12.1%, 10.1%씩 늘어났지만 증권거래세는 지난해 상반기의 기저효과로 인해 7.1% 줄었다.
국세청은 “세율인상이나 새로운 세목 신설이 없었지만 법인세ㆍ소득세 등 주요 세목의 자진납세 증가율이 높아짐에 따라 세수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세무조사의 질적 개선이 성실신고 유도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줄이는 반면 부당신고에 대해서는 40%의 징벌적 가산세를 도입하는 등 고의적ㆍ지능적 탈세자에 대한 처벌 강화에 나서 성실신고를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간 세부담 형평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근로소득세 증가율은 지난해 17.9%에서 크게 낮아진 8.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종합소득세는 이보다 3배가량 높은 26.6% 증가할 전망이다. 한상률 국세청 차장은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 8,856억원을 추징한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다른 사람에 대한 엄청한 처벌로 심리적으로 성실신고를 유도한 것이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 정상화를 실현시켰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