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등 식품부문 확장에 경쟁사 긴장
농심이 '즉석밥'시장 진출 등 사업다각화를 모색하자 롯데ㆍ제일제당 등 메이저 식품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라면ㆍ스낵ㆍ먹는샘물ㆍ시리얼 등을 판매하고 있으나 매출의 80% 정도가 라면에 집중, 장기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업계에서는 농심이 신라면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을 발판으로 식품사업 확장을 추진한다면 농심ㆍ롯데ㆍ제일제당 사이에 형성된 힘의 균형이 깨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들 3사는 서로간의 주력 사업부문을 넘보지 않는다는 묵계하에 사업을 해 왔다. 실제로 이들 회사의 주력 식품사업부문은 ▲농심 라면ㆍ스낵 ▲롯데 스낵ㆍ음료ㆍ빙과 ▲제일제당 설탕ㆍ냉동냉장식품ㆍ즉석밥ㆍ햄 등이다.
농심과 롯데가 스낵부문에서 겹치기는 하지만 워낙 생산 업체가 많고 농심의 매출이 크지 않아 갈등의 소지가 적다.
그런데 최근 농심이 '햇반'이 독점해 온 즉석밥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제일제당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농심 관계자는 "즉석밥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뛰어들었다"며 "제일제당의 시장을 빼앗겠다는 의미가 아닌 파이를 더 키우겠다는 의미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농심과 제일제당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갔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이유로 ▲비록 사이는 좋지 않지만 농심이 롯데와는 혈연으로 얽힌 관계라는 점 ▲농심이 즉석밥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제휴한 일본의 가토기치(加卜吉)사가 제일제당이 주력으로 삼고있는 냉동냉장식품 전문사라는 점 ▲제일제당의 사업영역이 워낙 넓어 농심이 사업다각화를 하려면 충돌이 불가피 하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농심의 행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며 태연한 모습이지만 "향후 일부 사업에서 마찰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내부적으로 대비를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막강한 브랜드파워와 유통망에 자금력까지 갖춘 농심의 사업다각화는 식품시장에 핵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