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온실가스와 전쟁' 기술개발 박차

내년 '리우+10'회의서 성과·대책 논의사람은 불을 이용하면서 추위와 맞서 싸울 수 있었다. 1만년 전 동토의 땅, 시베리아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불의 혜택. 지금 인류가 사용하는 불은 대부분 화석연료, 즉 석유와 석탄ㆍ천연가스에서 얻고 있다. 화석연료는 수백만~수억 년 전 살았던 생명체들이 모아 놓은 태양의 에너지. 하지만 화석에너지는 축복과 재앙의 씨앗을 함께 가지고 있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 이산화탄소와 같은 지구 온난화 물질을 내뿜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사는 지구 북반부가 겨울철에 접어들었다. 갑자기 뚝 떨어진 바깥 바람은 더 많은 불을 사용하게 한다. 그러나 온기가 많을수록 온실가스는 더 많이 만들어진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은 상상을 초월한다. 홍수ㆍ가뭄 같은 기상이변은 물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바다 가까운 도시들이 무더기로 수장될 지도 모른다. 이를 막기 위해 지난 92년 전세계 154개 나라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화석연료의 사용을 억제하고 줄여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리우 기후협약'이다. 이후 10년이 흘렀다. 그 동안의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전세계는 내년, '리우+10'회의를 열 계획이다. 리우 협약 이후 10년 동안의 성과에 대해 짚어보는 자리다. '온실가스와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온실가스. 덜 나오게 하는 기술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태양열ㆍ풍력ㆍ조력 등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과 온실가스 그 자체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 중 대체에너지 개발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데다 비용까지 만만치 않아 전세계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도전은 값싸면서도 효율이 높은 기술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온실 저감기술의 핵심은 에너지 절약형 기술(고효율 기기 개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산하 '온실가스 저감기술 사업단'이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업단에서는 그 동안 에너지 절약과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 중 성과를 거둔 분야는 철강ㆍ건설ㆍ산업공정ㆍ에너지 저장 및 수송 등과 같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분야에서 조만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사업단은 그 동안 ▦전자부품 냉각에 사용하는 히트 파이프 방식의 고성능 열교환기 ▦분리형 히트 파이프 열교환기 ▦히트파이프 방열기 등을 개발했다. 또 ▦분사 방식을 이용한 세라믹 히터 ▦고효율 전자회로식 안정기 ▦폐가스 순환형 촉매연소 건조기 ▦산업용 천연가스 촉매연소기 ▦다용도 조립식 온돌패널 ▦전기전도 콘크리트를 이용한 바닥난방 패널 ▦단열 진공창 ▦열 펌프를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 ▦초소형ㆍ 고효율ㆍ저공해 가정용 가스보일러 ▦산업용 증기 압축 시스템 ▦디젤엔진을 천연가스 완전연소 엔진으로 바꾸는 기술 등을 개발했다. ◇온실가스, 없애는 기술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통해 몸 속에 저장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기술이 발전하기 이 전에는 식물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이제는 사람의 힘으로 온실가스를 없애는 데 나서고 있다. ▦이산화탄소 분리 흡착 장치 ▦석유화학 배기가스 중 수소 회수 장치 ▦폐가스 순환형 촉매 연소건조기 ▦배기가스 중 이황화탄소ㆍ산화질소 분리 ▦여과포를 사용한 집진장치 ▦고효율 탈황 장치 ▦한국산 토종 미생물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회수기술 등이다. 이 중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이산화 분리흡착 장치는 90%이상 이산화탄소를 걸러낼 수 있고 분리한 이산화탄소는 다시 연료로 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 산업체에서 도입하는 일이 부쩍 늘고 있다. 오존 파괴 물질인 프레온을 줄이는 기술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궁극적인 대안으로 여겨지는 대체에너지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대체에너지의 대표주자는 바로 태양열. 태양열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태양전지 신소재 ▦박막 태양열 집열판 ▦태양열 열교환기 개발에서 우리나라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태양열과 바람의 힘을 함께 이용하거나 메탄올ㆍ고분자ㆍ인산염을 이용한 연료전지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 석유보다 매장량이 많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석탄을 액화시켜 열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은 지난 96년 배출한 지구온난화 물질을 239억 톤으로 추산했다. 또 지구온난화 물질은 2005년까지 꾸준히 늘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산업화와 환경보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전세계는 적어도 몇 십년 동안은 많은 노력을 들여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문병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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