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호남지역 '총선 격전지' 예고

신당, 서울·수도권 인사 '남행' 물밑 공천경합<br>한나라도 대선 지지율 바탕 교두보 확보 전력<br>민주, 기사회생 지역맹주 자리 되찾을지 관심

호남 지역이 내년 4월 치러질 18대 총선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은 이번 대선에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호남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서는 처음으로 두자릿수에 가까운 지지를 받은 반면 호남을 전통 텃밭으로 여겨온 민주당은 1~2% 안팎의 득표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역대 총선과 달리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만만찮은 경쟁자로 가세한 가운데 신당ㆍ민주당 후보들이 호남에서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당의 공천을 받을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아 벌써부터 전현직 장ㆍ차관 출신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대상으로 물밑 공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대선 당일인 지난 19일 저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를 보면 한나라당 지지층의 경우 이번 대선에서 투표한 후보가 소속된 정당의 후보를 내년 4월 총선에서도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73.5%에 달했으나 신당 지지층은 43.4%에 그쳤다. 특히 신당 지지층의 경우 지지 유보(29.6%)와 철회(27.1%)를 합한 수치가 56.7%에 달해 대선과 총선의 표심이 달라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이 당선자가 압승을 거둔 대구ㆍ경북(59.0%), 서울(57.4%), 인천ㆍ경기(55.4%) 등에서는 지지 정당을 총선까지 유지하겠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광주ㆍ전남은 유지 의견이 41.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대선 결과에 실망하고 고립감을 느낀 호남 유권자들이 총선에서는 태도를 바꿀 수 있음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당은 호남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점유하고 있지만 바닥 표심의 심상찮은 변화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질서 있는 활로를 모색하든, 이합집산의 새로운 정당을 창출하든 간에 텃밭인 호남을 놓칠 경우 총선 참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지역구를 다져왔던 신당 내 총선 입후보 예정자들 가운데 호남에 연고가 있는 인사들이 대거 ‘남행열차’를 타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호남 쟁탈전을 과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유권자들이 개혁진영에 등을 돌려 총선에서도 고전이 예상되면서 호남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출마 희망자들이 나타나 당내 공천 경쟁부터 치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서 장ㆍ차관을 지낸 인사들이 광주와 전남ㆍ전북 지역구 공천을 노리고 있어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한나라당도 호남에서의 교두보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다할 태세다. 대선이 끝났지만 민주당 일부 세력을 포용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화를 꾀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호남의 맹주를 자처했던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이나 창조한국당에도 뒤지는 득표를 한 뒤 기사회생의 돌파구를 찾을지도 주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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