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명분없는 파업

김기태 대한상의 차장

최근 우리 경제는 성장이나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 측면에서는 개선의 기미를 보이는 듯하다. 고유가 지속과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 등 외부적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직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신용불량자 급증과 소비심리 위축, 투자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수출이 제 몫을 해주고 있어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지표상의 호전과는 달리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문제는 지난해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는 오히려 줄어들어 고용 없는 성장이 구조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시점에서 강행되고 있는 노동계 일부의 총파업 움직임은 대결과 투쟁이라는 구태를 벗지 못한 것으로 정당한 명분도 부족하므로 조속히 철회하고 대화의 무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기술혁신, 그리고 기업가 정신의 앙양 등 여러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노사 안정이다. 오늘날 투자 부진과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현안이 된 데는 노사불안 우려도 주요 원인이다. 이는 많은 외국인투자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노동운동 관행을 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법ㆍ제도를 국제기준에 맞게 정비하는 일 못지 않게 의식과 관행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결과 갈등의 노사관계로서는 더이상 기업 생존을 담보할 수 없고 국민경제의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국민경제 시대에는 노사 어느 편이든 이기는 쪽이 승자가 됐다. 그러나 오늘날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노사간의 무모한 다툼은 기업의 국제경쟁력 저하를 불러 우리 모두가 공멸하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해 무려 11조원의 흑자를 낸 일본 도요타자동차 노사가 금년도 기본급을 동결하는데 합의한 것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