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키워드로 본 2008 부동산] <2> '고분양가 종착역' 미분양

[키워드로 본 2008 부동산] '고분양가 종착역' 미분양 수요자 구매력 감안안해 禍 자초서울 분양가 3.3㎡당 2,363만원 8년새 3배 껑충"투자가치 없다" 외면…올 15만가구 이상 적체"장기화땐 재무구조 악화…과감한 할인 나서야"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지난 11월 인천 청라지구에서 P사와 H사가 각각 600여가구씩을 분양했다. H사의 물량은 1순위에서 최고 8대1이 넘는 청약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반면 P사는 순위 내 접수에서 절반 이상 미분양 되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택지지구 내에서 이처럼 엇갈리는 결과가 나타난 데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분양가 차이가 큰 것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P사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1,275만~1,280만원인 반면 H사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900만원 중후반으로 20% 이상 차이가 났다. P사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가 중대형으로 구성된데다 초고층으로 지어져 공사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공식집계 15만7,000여가구(9월 말 기준), 업계 추산 25만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물량이 올 한해 건설업계를 무겁게 짓눌렀다. 미분양은 여러 이유로 발생하지만 주변 시세 및 수요자의 구매력을 감안하지 않은 고분양가 책정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KB국민은행연구소가 지난해 주택금융 수요실태 조사를 한 결과 수도권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아서’라는 대답이 22.9%를 차지(지방권 40.1%)해 가장 높게 나왔다. 앞서 사례로 제시한 청라지구의 경우 H사 사업지 인근에서 지난해 말에 분양한 G사는 3.3㎡당 분양가를 최고 1,500만원까지 책정하기도 했다. G사는 “당시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고 최고급 자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분양가가 비쌀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지만 최고급 자재를 사용하면 그만큼 수익도 많이 남기 때문에 결국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분양가를 높인 것과 마찬가지다. 지규현 GS건설경제연구소 박사는 “수요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 수준을 초과한 물량이 많이 공급되면서 미분양이 크게 늘었다”며 “과거 집값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주택이 투자 수단으로의 의미도 있었지만 지금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져 분양가가 분양 성패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2002년을 제외하고는 아파트 분양가가 매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2000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보여 2000년 3.3㎡당 평균 714만원이던 분양가가 최근에는 2,363만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분양가가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기존 주택과의 가격 차이도 점차 커지게 됐다. 주택산업연구원 및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2002년에는 신규 분양주택과 기존 재고주택 가격이 비슷했지만 지난해에는 신규 분양주택이 1.6배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규제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분양가가 점차 비싸지자 미분양이 늘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미분양 펀드 도입, 2기 신도시 공급일정 조정 등의 방법도 있지만 주택건설 사업자가 우선 분양가 할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손경환 국토연구원 SOCㆍ건설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열린 심포지엄에서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합리적 수준의 가격인하가 선행되는 것”이라며 “주택건설 업체들이 20% 이상의 과감한 분양가격 인하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부의 미분양 주택 조기소진정책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분양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면서도 “미분양 장기화는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주택건설 사업자는 할인분양을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며 “입주 전에는 수요자 요구에 따라 다양한 자금지원책 및 분양조건을 통해 분양률과 입주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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