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업체들 요금 회수 '골머리'

경기침체 장기화로 통신료 연체·문닫는 기업 늘어

경기침체 장기화로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유ㆍ무선 통신업계가 떼이는 통신요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각 업체들은 연체고객 관리 강화에 나서는 등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11일 유ㆍ무선 통신업계와 한국정보통신협회 등에 따르면 올들어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기업 고객의 통신요금 연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업고객들은 일반 개인에 비해 1인당 매출액(ARPU)도 훨씬 높은 상황이어서 가뜩이나 가입자 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통신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A사의 경우 올 상반기 기업고객이 폐사ㆍ파산 등으로 요금을 내지 않아 국세청에 대손상각 처리를 요청한 금액은 200여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100억원 규모)에 비해 2배로 불어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들어 연체고객 관리 강화로 개인고객의 요금 연체는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기업고객의 연체에 따른 대손상각 건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과 달리 기업의 경우 파산하거나 문을 닫아버릴 경우 이를 받을 방법이 거의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S사 역시 경기침체에 따른 요금 연체로 고민에 쌓여 있다. 콜센터 등 신규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음에도 요금 연체 증가가 회사 전체의 매출 증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기간통신사업자들로부터 망을 임대해 기업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는 별정통신사업자들의 타격은 더욱 큰 상황이다. 한때 별정업계 빅3로 불렸던 B사의 경우 경기침체로 연체금액 등이 늘어나는 등 경영난을 겪으면서 최근 경영권이 바뀌는 홍역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이 회사에 망을 빌려줬던 H사등 상당수 업체들이 작게는 몇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받지 못하는 사태까지 빚기도 했다.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230여만 명이었던 통신요금 연체자 규모는 1년만인 올 6월말 400만 명까지 증가했다. 이 기간동안 자체적으로 연체자 관리를 해오던 SK텔레콤 연체고객 통계가 합산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우려할 만한 수준의 증가세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업계도 연체고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업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데이콤의 경우 당초 3개월 연체시 서비스 중지를 해오던 규정을 강화, 연체기간이 2개월만 넘으면 무조건 통신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보증보험제도를 도입하고 자동이체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등 나름대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연체요금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기업이나 개인의 연체가 회사 경영 전반을 압박할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연체요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통신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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