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라져가던 중앙亞 한글백일장, 우즈벡 교민이 살렸다

우즈벡 한인회 부회장 김홍덕씨

중앙아시아의 한국어 전공 대학생을 상대로 열렸으나 예산난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한글백일장을 현지 독지가가 되살렸다. 4일 성균관대 21세기 한국어위원회(위원장 이명학 교수)에 따르면 성균한글백일장이 지난 2008년 12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이어 이듬해 9월에도 4개국 30여개 대학에서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렸다. 금ㆍ은ㆍ동상 수상자가 성균관대 대학원에 진학시 2년 동안 등록금 전액을 면제받기 때문에 중앙아시아 지역의 한국어 전공 대학생에게는 이 대회가 인생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 1회 대회에 입상해 성대 대학원에 등록해 유학 중인 카자흐스탄 출신 학생 1명은 졸업과 동시에 카자흐스탄 외교부나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소문이 전해지면서 한글백일장이 현지 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에는 돌연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주최 측이 엄청난 행사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첫해에는 비싼 물가 등 현지 사정을 잘 알지 못해 7,000만원의 예산을 썼으나 2회 대회 때는 3,000만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3회 대회는 그 정도의 예산마저도 마련하지 못해 한글보급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한글백일장은 카레이스키의 땅 중앙아시아에서 이렇게 고사하는 듯했으나 교민사회의 한 독지가의 노력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지난해 대회가 무산된 것을 아쉬워한 우즈베키스탄 한인회 부회장인 김홍덕(사진)씨가 3회 행사비를 지원할 테니 백일장을 계속 개최해달라며 현지 한글학교를 통해 기부의 뜻을 밝힌 것이다. 김씨는 참가 예상인원 20여 명의 호텔비와 항공료ㆍ식사비ㆍ행사진행비 등을 추산해 예산 견적표를 만들어 보내기도 했다. 이명학 교수는 "한국에 더 깊이 있고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려고 글짓기 대회를 마련했다"며 "한인회 후원에 힘입어 오는 3월께 타슈켄트에서 3회 대회를 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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