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위에 약한 TGV(사설)

프랑스가 최고 기술이라고 자랑하는 테제베(TGV)가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에 얼어붙어 멈춰 서버린 사고가 발생했다. 겨우 영하 10도에 얼어붙는 TGV사고는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TGV는 바로 우리나라가 도입, 경부고속철도에 운행할 차종이고 또 우리나라가 프랑스보다 훨씬 추운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번 TGV 운행중단 사고 원인은 동력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차선이 결빙, 동력차의 집전기(팬더그래프)와 전기가 통하지 않아 모터가 멈췄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예측을 못했고 예외적인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으로는 우리의 의문이 풀리지 않고 우려도 해소되지 않는다. 프랑스가 최첨단을 내세우며 수출한 것이라면 어떠한 기후 조건에서도 결함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 이 정도 추위에 결함이 노출되었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기술과 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단순히 날씨 탓이 아닌 다른 부실요인이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더욱이 예측을 못해 일어난 예외적 사고라고 한다면 또 다른 예측못할 예외적 사고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연말 런던∼파리를 달리는 유러스타가 영불 해저터널안에서 멈춰선 사고도 있었다는 사실은 TGV에 대한 기술적 신뢰를 떨어뜨린다. 설사 설계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고 날씨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 또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날씨가 흔하다. 그렇다면 이번 프랑스에서와 같은 사고가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 더욱이 경부고속철도는 장차 북한과 시베리아까지 연결될 것이기에 더욱 매서운 날씨에도 끄떡없는 차종이 요구된다. 날씨탓이든 다른 부실탓이든 안전에 믿음이 가지 않는 차종의 도입을 재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부고속철도는 부실설계, 부실시공등 부실철도로 낙인찍혀 있는데 차종까지도 결함이 발생, 총체적 부실의 우려가 높아졌다. 당국은 「한국에선 다르다」거나 「해빙장치가 설계되어 있다」고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우리 기후, 우리 지형에 맞는 설계·제작·운행등 전 과정에 걸쳐 미리 재검증을 해야 한다. 경부고속철도에선 어떠한 예측못할 예외적 사고도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번 TGV사고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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