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주당은 홀로라도 기초공천 폐지 약속 지켜라

민주당 일각에서 기초의원 공천제 폐지 약속을 거둬들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기초의원 공천제 폐지가 최선"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26일까지 확답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도 "객관적 여건이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은 다르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덧붙인 "민주당(후보)의 번호가 각각이면 지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까지 감안하면 새누리당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 민주당도 공약을 접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고충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새누리당이 대선공약을 사과 한마디 없이 거둬들인 마당에 민주당이 공천을 포기하면 당장 100일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최대의 승부처라는 수도권에 민주당 출신 기초자치단체장이 많아 수도권에서 입지가 약해질 가능성도 크다. 더욱이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가 공천을 안 한다고 밝혔지만 박 부의장의 말마따나 민주당과 신당은 사정이 다르다. 기초자치단체의 기반이 거의 없는 새정치연합의 공천포기를 잣대 삼아 민주당에 똑같이 요구하기는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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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민주당에 기초의원 공천제 폐지 약속을 지키라고 권고한다. 현실적으로 새정치연합이 지방선거의 변수이기는 하지만 국민들에게 공천폐지를 공언한 정당은 새누리당과 민주당뿐이다. 정당 차원에서 공천제 폐지를 약속한 적이 없는 안 대표의 약속준수 발언이 정치적 레토릭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면 약속 준수 여부는 오롯이 민주당에 달렸다. 장외투쟁도 불사했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기초의원 공천제로 되돌아간다면 일찌감치 공약을 포기한 새누리당과 다를 게 무엇인가.

민주당은 표 계산에 고민할 게 아니다. 국민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원한다. 비록 불리해도 대국민 공약을 중시하는 게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 심판은 국민의 몫이다. 민주당은 당당하게 공약을 지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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