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 중심의 수출에서 벗어나 아시아ㆍ중동 지역 등으로 수익이 다극화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증권은 23일 “원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절상되면서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원화에 대해 절하된 국가보다 절상된 국가가 많다”며 “특히 미국 중심의 수출에서 점차 다국적 수출로 변화하고 있는 현대건설ㆍSK 등 기업들이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원화가치의 절상추세는 미국ㆍ홍콩ㆍ인도네시아 등 몇몇 국가에 제한된 것으로 오히려 유럽ㆍ아시아ㆍ오세아니아 등의 주요 국가들에 대해서는 절하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되레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중심축이 기존 미국에서 미국 이외의 지역, 그리고 선진시장에서 이머징마켓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국가별 비중을 보면 지난 2000년만 해도 미국이 25%, 일본이 15%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15%대로 낮아져 앞으로 미국의 경기둔화가 가시화된다 하더라도 그 영향력이 과거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동의 경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까지는 5%대로 낮지만 증가율에 있어서는 30% 정도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최근 유가상승 추세와 함께 풍부한 오일머니 등으로 수출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지난해 지역 수출 증가율을 보면 아메리카ㆍ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은 전년보다 0.5%, 2.2% 감소했다. 그러나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대한 매출은 각각 8.4%, 16.3%나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이외 지역에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현대건설ㆍSKㆍ두산중공업ㆍ삼성물산ㆍGS건설ㆍLG필립스LCDㆍLG화학ㆍ삼성전자 등이 꼽혔다. 이들 기업의 지역별 수출비중을 보면 SK와 현대건설의 경우 전체 수출에서 아시아 및 중동 지역이 100%를 차지하고 있고 GS건설ㆍ삼성물산도 80%, LG필립스LCD 역시 65%에 달하고 있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성장의 중심축이 미국 이외의 이머징마켓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최근 미국 경기침체를 비롯한 환율 하락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기업들에 대한 성장세가 돋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