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불법 사채업자(무등록 대부업체)는 물론 등록 대부업체라도 밤 8시 이후에는 채무자에게 빚 독촉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고금리와 불법 채권추심 등으로 서민들의 사금융 피해가 심각하다고 보고 불법채권 추심행위를 제한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부업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부업체 양성화를 위한 대부업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고금리와 불법채권 추심으로 인한 고객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며 “채권추심 시간 제한이나 채권추심 금지행위를 구체적으로 관련 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오후 8시부터 오전 8시까지 채권추심을 위한 전화독촉이나 방문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카드사에 대한 규제완화 차원에서 채권추심 시간을 현행 밤 9시에서 밤 11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상황에서 대부업체의 채권추심시간을 밤 8시까지로 제한할 경우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또 빚 독촉 과정에서의 폭언이나 폭력 등 채무자가 공포감 또는 불안감을 느끼도록 하는 일체의 채권추심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관련법에 금지행위 사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대부광고의 경우 공정거래법의 광고표시법을 직접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행 대부업법에는 허위광고 등과 관련 최고 5,000만원의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지만 표시광고법의 경우 3년 평균 매출액의 2%를 과징금으로 징수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불법ㆍ허위광고에 대해서는 표시 광고법을 적용하거나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강력하게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