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건설업 해외서 활로 찾자


최근 우리 해외건설은 세계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세계 최고층 건물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타워, 독특한 디자인으로 가장 어려운 공사라는 명성이 자자했던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등을 우리 손으로 지었다.

아울러 해외건설은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와 건설산업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2012년에 상품 수출 1위인 석유제품이 562억달러를 수출한 반면 해외건설은 649억달러를 수주할 정도로 기여도가 높다. 해외건설 최초 진출 47년 만인 지난해에 누적 수주액 5,0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도 1ㆍ4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125억달러를 기록해 수주목표 700억달러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4일 대통령 연두업무보고에서 2017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를 수주해 현재 7위에서 5대 해외건설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국내 건설시장은 저성장시대에 진입해 침체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건설업의 활로모색을 위해 해외진출을 보다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플랜트 등 연 7~8% 지속 성장 예상



다행히 시장상황은 좋은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시장은 고유가에 바탕을 둔 중동국가들의 석유화학ㆍ발전 등 플랜트 건설과 개도국들의 인프라ㆍ주택건설이 지속 증가하고 있어 연 7~8% 내외의 안정적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세계5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해외건설의 체질개선과 접근방법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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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진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현재 수주의 절반 이상이 중동에 집중돼 있어 지역정세 불안 등 리스크에 노출돼 있고 우리 기업 간 제살 깎기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문제점이 많은 실정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중동 지역에서 이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지역에서 수주를 대폭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진출시장 다변화 차원에서 패키지형 인프라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신도시, 수자원 분야 마스터플랜 수립을 지원하고 여기서 나오는 후속사업에 대해 우리의 기술과 금융을 제공하는 방식인데 우리가 세워준 마스터플랜에 따라 사업이 추진되므로 우리 기업의 수주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규모 핵심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타깃형 고위급 수주지원단 파견과 금융지원 등도 범정부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수주의 양적확대와 함께 해외건설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우리 주력사업이 단순 도급공사에서 EPC사업(엔지니어링 자재조달 시공)으로 개선됐으나 사업기획과 금융조달 능력 등이 필요한 투자개발형 사업진출은 미미한 실정이다. 또한 부가가치가 높은 엔지니어링 분야 진출도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투자개발형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타당성 조사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투자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해외개발 투자펀드 조성 확대, 중동 국부펀드와의 공동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건설엔지니어링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ㆍ감리 등 세부업역을 통합해 대형화를 유도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다변화하고 부가가치 높여야


마지막으로 중소건설기업 해외진출을 활성화해야 한다. 중소기업들도 해외에 진출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나 낮은 인지도, 금융조달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과 맞춤형 정보제공, 인력양성 등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정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중소기업들도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고 대기업들도 상생 차원에서 중소기업과 동반 진출하려는 적극적 의지가 필요하다.

해외건설은 사업기획ㆍ금융조달ㆍ엔지니어링ㆍ자재구매ㆍ시공 등 다방면의 기술이 합쳐져새로운 구조물을 만드는 종합예술이며 분야 간 융복합을 강조하는 창조경제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창조경제의 시대인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민간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함께 모아 해외건설의 새로운 도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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