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CEO급여 과다" 눈총

기업순익 9.6% 증가불구 소득은 22%나 늘어<br>"급여등 각종 보상규모 축소해야" 목소리 높아

미국의 경영자들이 경영실적에 관계없이 엄청난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작년 미국 500대 기업들의 순이익은 평균 9.6% 늘어난 반면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스톡옵션 등을 포함해 번 소득은 평균 22% 늘어 순익 증가율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에 따라 공개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C) 등 규제당국 뿐 아니라 투자회사들도 대기업 경영진의 급여 등 각종 보상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윌리엄 맥도너 PCAOC 의장은 지난 6월 의회 청문회에서 “지난 1980년 포춘 500대 기업 CEO의 소득은 직원들의 평균 소득보다 40배 정도 많았지만 2000년에는 무려 400~500배로 높아진 데 이어 작년에는 약 530배로 확대됐다”면서 “이 같은 차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영자들의 소득을 축소하는 데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우선 엄청난 보상을 당근으로 제시해야 기업의 주가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의 실적이 좋지 못한 경우에도 경영자들은 높은 소득을 올린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인 셰링-플로의 경우 작년 4월 전문 경영인 프레드 하산을 CEO로 영입한 후 9개월간 급여, 스톡옵션 등으로 모두 1,100만달러를 지급했다. 셰링-플라우는 지난 해 9,2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미국 경영자들의 소득이 얼마나 높은 지는 현금 급여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머서 인력컨설팅이 미국, 유럽, 일본의 3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의 급여를 비교한 결과 올해 미국의 경우 연간 현금 급여는 평균 57만달러로 유럽의 2.5배, 일본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옵션을 감안할 경우 미국과 다른 나라 경영자들간의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진다. 전체 소득 가운데 스톡옵션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S&P에 따르면 지난 92년만 해도 스톡옵션이 경영자들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그쳤지만 2000년에는 무려 60%로 늘어났다. 이처럼 스톡옵션이 비중이 증가한 것은 정치권의 규제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 93년 경영자들의 현금 급여가 100만달러를 넘을 경우 세금공제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스톡옵션에 대한 비용 처리가 의무화되는 것을 앞두고 경영자들의 보상체계에도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급여 전문 컨설팅 업체인 펄 마이어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기준 상위 180명의 CEO가 받는 급여는 전년보다 평균 23% 증가한 반면 스톡옵션 규모는 38% 증가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경우 제프 이멜트 CEO의 급여에 대해 순이익 등 경영성과 반영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스톡옵션 배정 규모도 줄였다. 펄 마이어의 재니스 쿠어스 관리 이사는 “경쟁 회사들보다 경영성과가 좋을 경우 경영자들의 급여를 올려 주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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