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차세대 최고 성장동력은 기술인력] <1> 세계최고 조선산업도 기술인력 부족

조선학과 출신도 조선사 취업꺼려<br>사양산업 이유 우수인력 기피현상 갈수록 심화<br>지방근무·3D업종 인식에 종사자 만족도도 낮아<br>대학원등 전문과정 활성화로 맞춤교육 확대해야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고의 설계기술을 통해 조선업계의 정상자리를 지켜 왔다. 울산 조선소에서 유조선이 제작중이다.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들이 3차원 캐드(CAD) 시스템을 통해 신형 선박을 설계하고 있다.

[차세대 최고 성장동력은 기술인력] 세계최고 조선산업도 기술인력 부족 조선학과 출신도 조선사 취업꺼려사양산업 이유 우수인력 기피현상 갈수록 심화지방근무·3D업종 인식에 종사자 만족도도 낮아대학원등 전문과정 활성화로 맞춤교육 확대해야 울산=최수문기자 chsm@sed.co.k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고의 설계기술을 통해 조선업계의 정상자리를 지켜 왔다. 울산 조선소에서 유조선이 제작중이다.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들이 3차원 캐드(CAD) 시스템을 통해 신형 선박을 설계하고 있다. 관련기사 • 기술인력은 국가 백년대계 • 종합적 기술인력 육성책 시급 지난 3일 오후 울산시 동구 전하동 1번지 현대중공업.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쯤 되는 150만평 규모의 작업현장에 들어서면 ‘골리앗’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100m 높이의 갠트리크레인과 운동장 몇 개만한 선박들의 위용이 방문자의 시선을 압도한다. 총 9개 도크에는 수백m 길이의 대형 선박 조립이 한창이고 주위의 블록공장에서는 조립에 사용될 선체제작이 초여름의 무더위 속에서도 쉬지않고 진행되고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1억달러의 수출을 포함해 9조1,400억원의 매출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10% 늘어난 10조1,600억원이 목표다. 골리앗 위에 서서 세계 최대규모의 조선소를 굽어보면 인간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게 된다. 수백m, 수십만톤의 거대한 선박을 만드는 것은 결국 기술인력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을 움직이는 직원은 총 2만5,000여명. 여기에 협력회사 직원 1만3,000명이 더해진다. 이들이 설계에서 조립, 용접 등으로 이어가며 배를 만들고 한국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 지난 81년부터 현대중공업서 일했다는 유병길 조선설계실 의장설계1부장은 “처음 입사할 때는 일본을 앞서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일본은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며 “설계 등 핵심기술 개발을 지속해나간다면 중국과의 차이도 앞으로 20년 동안은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조선산업은 그 특성상 다종다양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기본적인 조선공학뿐만 아니라 기계, 전기전자, 화학소재 등이 합쳐진 종합산업이다. 현대중공업의 최대 장점은 선박 발주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출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설계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의 엔지니어들은 회사 내외로부터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최고로 키워지고 있는 셈이다. 김덕호 인력개발부장은 “중국이나 일본의 조선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력이 관건”이라며 “현대중공업이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남기 위해 기술인력 확보와 양성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중공업만?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 건조량은 연간 1,476만톤으로 세계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대형 선박 두개중 하나는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ㆍ대형 선박 건조는 한국이 거의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조선산업은 지금 최정점에서 기로에 서있다. 지난 10여년간 최고 기술로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저임금으로 경쟁하는 이른바 ‘사양산업’이라는 이유로 우수한 인재들이 조선업 진출을 꺼리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올해 서울대 조선공학과 출신 중 한명도 실제 조선사에 취직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근무해야 하는데다 3D업종이라는 인식이 그들의 조선소 취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원부에서 실시한 산업별 종사자 만족도 조사결과에서도 조선분야는 5점 만점에 4점을 기록, 주요 기간사업 가운데 가장 낮았다. 고급 기술인력의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박사급 인력 부족규모가 매년 급증, 2010년에는 1만2,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분석했다. 청년실업률이 현재 50만명을 넘는다고 하지만 실제 산업현장에는 필요한 핵심 기술인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현장과 괴리되면서 양적인 성장만 추구한 교육제도 등 부실한 우리 인력수급정책이 만든 결과다. 우창하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본부장은 “산업현장의 발전속도는 빠른 데 비해 이를 제도교육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蔑구?“정규교육과정과 별도로 대학원 등 전문과정을 활성화해 맞춤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06/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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