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경쟁의 시대에서 상생협력의 시대로!

백영목 농진청 재해대응과 농촌지도관

백영목 농진청 재해대응과 농촌지도관

뉴질랜드에서 키위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은 서로 협력해 ‘제스프리’ 브랜드로 세계 키위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성장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기도 화성과 용인지역에서 양돈을 경영하는 소수의 농가가 서로 모여 새로운 농업지식과 정보를 공유해 품질을 고급화하고 생산물을 공동으로 판매하기 위한 ‘아이포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FTA 체결 증가함에 따라 농·축산물 시장은 실질적인 완전 개방 시대를 맞았다. 우리 농·축산업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그중 하나가 같은 품목을 재배하는 농업인의 품목별 조직화와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 협력체계를 갖춘 네트워크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이는 농·축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같은 품목을 경영하는 농업인 간의 협력으로 실질적인 경영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농업 지식과 정보를 공유해 농·축산물의 품질 고급화는 물론, 소비자와의 연계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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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쟁만이 생존의 유일한 수단이었던 산업화 시대의 퇴조와 더불어 우리 경제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어 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시 말해 산업화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뜻한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농·축산업분야의 생산력 향상으로 우리 민족의 숙원이던 쌀의 자급을 이룬 데 이어, 시설재배 기술 개발로 싱싱한 채소와 다양한 과일을 연중 생산할 수 있었던 것도 산업화의 성과 중 하나다.

그러나 농촌을 떠나는 인구가 크게 늘면서 농·축산업의 모습도 따라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퇴비 대신 화학비료를 이용하고, 농약이나 쟁기, 호미 등은 경운기, 이앙기, 콤바인 같은 농기계가 대신했다. 그리고 노지 중심이던 농사도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자동화된 축사처럼 시설을 활용한 집약 농업으로 바뀌었다.

농업의 겉모습만 달라진 건 아니다.

거둬들인 농산물을 농업인 스스로 소비하던 ‘자급자족’ 영농을 벗어나 재배나 생산 계획 단계부터 소비자의 수요와 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상업적 영농으로의 변화가 뒤이어 나타났다. 이러한 과정에서 농·축산업인들 간의 끝없는 경쟁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두레나 품앗이같이 기쁨은 나누고 힘든 일은 덜어주며 수천 년을 이어온 상생협력의 전통 농경문화가 사라진 것이다.

산업화시대에 어쩔 수 없이 농업인 상호 간 경쟁이 불가피한 상업적 영농을 선택함에 따라 서로 돕는 전통 농경문화가 사라졌지만, 이제 상생협력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상생협력의 오랜 전통을 가진 농·축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자 간 과당 경쟁에서 벗어나 한국 실정에 맞는 ‘농업인 생산자 협력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우리가 시대 흐름의 변화에 따라 농·축산업인 서로 간의 상생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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