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민금융기관/상호신용금고·신용협동조합·새마을 금고

◎“IMF 무풍” 안심하고 돈 맡겨라/군살빼기·내실경영 강력 추진 부실방지/예탁자 보호기금 확대 “전액 지급” 보장/“높은 수익” 지역민과 유대 강화 박차도지난 10월 일본 방문길에 들른 일본 최대 신용조합중 하나인 간사이고긴(관서흥은). 이곳 관계자는 금융개방으로 인한 일본 서민금융기관의 진로와 관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기관에게는 전혀 피해가 없다.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대형 금융기관들의 적자는 불가피할 것이지만, 지역에 기반을 둔 서민금융기관들은 오히려 높은 수익성을 계속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말은 IMF(국제통화기금) 시대 한국의 서민금융기관의 진로에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한국 금융기관은 지금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당연히 예금자의 불안은 최고점에 이르고 있다. 고객은 이제 돈을 맡긴 곳이 안전한지, 불안해서 장롱 속에 묻어둔 돈을 「어느곳에 맡기면 안전한가」에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객의 이런 불안함을 달래줄 수 있는 금융기관이 바로 상호신용금고와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소위 서민금융기관. 금융전문가들은 IMF시대의 금융산업에 대해 『지역기반의 서민금융기관이 빛을 볼 때가 됐다』는데 의견을 모은다. 이들 금융기관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데다 지역밀착형으로 예금자들과 강한 유대의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 여기에 부실기업과의 거래가 거의 없어 금융기관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부실채권에서도 자유롭다. 서민금융기관들을 「IMF무풍지대」라고까지 표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IMF시대 금융기관의 「대변화」의 바람 속에서 고객들이 가장 걱정하는게 예금자보호문제. 고객들은 지금까지 「큰 것이 안전하다」라는 믿음을 지녀왔다. 그러나 IMF가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내 돈이 들어있는 금융기관이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서민금융기관의 고객들은 이런 불안감을 일거에 날려도 될듯싶다. 우선 상호신용금고. 현재 신용금고의 예금자보호기구는 정부출연의 신용관리기금. 신용관리기금은 현재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호기금으로 2조원 이상을 준비, 예금전액 지급을 보장하고 있다. 예금자들이 아무리 돈을 빼가도 「줄돈은 남아있다」는 얘기. 금융개혁법 통과로 관리기금이 통합예금보험공사로 편입돼도 전혀 걱정할게 없다.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도 마찬가지. 신협의 경우 현재 예금자 보호를 위한 자금으로 5백억원 가까운 자금(안전기금)을 보유중이다. 게다가 앞으로 5년이내에 이 자금을 2천억원까지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이것도 모자라 조합원들을 예금보호를 위해 내년부터 통합예금보험기구가 발족할 경우 안전자금을 공사로 이관한다고까지 발표했다. 신협조합원들은 어떤 경우에도 예금전액을 보장받을 길이 생긴 셈이다. 새마을금고 또한 예금자 보호에서는 「절대안전」을 보장한다. 현재 새마을금고의 고객 1인당 평균 예금액은 3백만∼4백만원. 「도토리들이 모여서 커다란 산」을 만든 셈. 새마을금고 연합회는 5조원의 조절자금을 두고 있으며, 예금자보호를 위해 확보해 놓은 안전기금 또한 8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특히 이미 15년전부터 안전기금제도를 법으로 명문화, 어느 기관보다 고객의 예금안전에 대한 공고함을 입증하고 있다. 서민금융기관은 은행 등 여타 금융기관들이 외형성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을때에도 자체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신용금고의 경우 최근 2년여동안 10개 이상의 금고가 합병, 군살빼기와 내실경영으로 방향을 바꿨다. 정부도 금고간 합병때 지점 1곳을 신설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등 신용금고의 건전성 확보에 노력을 다해왔다. 또 내년부터는 대형 금고를 중심으로 지방은행으로 전환, 다른 금융기관과의 본격 경쟁에 나선다. 동부와 한솔, 부국금고 등은 이미 지방은행 전환계획을 마친 상태.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도 마찬가지. 두 곳은 자타가 공인하는 「부실제로」 금융기관. 신협은 미국에서도 대공황당시 살아남은 유일한 금융기관이다. 파산가능성이 제로라는 것이다. 지난 60년 설립된 신협이 자산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며 미국, 캐나다와 함께 세계 3대 신협국으로 성장한 것도 건전함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 새마을금고의 경우에는 지난 80년대 이후 부실금고에 대한 정리를 마무리, 이제 가장 튼실한 금고들만 남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80년대 이후 금고수가 줄었어도 자산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서는 등 외형성장을 지속해온 것도 고객들의 믿음을 반영한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새마을금고법 개정으로 연합회의 신용사업부문이 현행 농협이나 수협처럼 은행법에 의한 독립금융기관으로 변모하게 됐다. IMF시대에도 지역을 유대로 한 서민금융기관은 예금자보호와 경영건전성, 이 모두를 총족시켜 주는 「보증수표」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게 금융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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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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