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업계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꼽힌다. 은행계좌와 마찬가지로 지급결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뉴 CMA'로 재탄생해 금융투자의 중심계좌로 각광 받았다. 1,000만 계좌에 육박하면서 외형상 화려하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잔액 규모가 제자리걸음을 해 증권사나 고객 입장에서는 실속 없는 '절반의 성공'에 머문 것으로 평가된다. 다행히 계좌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은 앞으로 투자가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계좌 수는 증가, 평균 잔액은 주춤=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국내 CMA 총 계좌 수는 984만개로 올 들어 23.7%가량 늘었다. 매달 10여만개씩 증가하다 7월 지급결제 서비스가 시작된 후 월 20만개 이상으로 빠르게 늘었다. 11월 말 현재 총 잔액은 37조7,52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22.9% 증가했다. 다만 8월 한때 40조8,000억원을 넘어서며 급증, 최고치를 기록한 후 오히려 하반기 들어 주춤거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CMA를 서비스하는 증권사는 25개로 그동안 증권사마다 수백억원대의 지급결제 참가분담금과 이용수수료를 비롯해 홍보비와 시스템 구축비용을 들였다. 비용 대비 수익이 저조한 셈이다. 주요 대형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이 지난해 대비 계좌 수가 53%로 크게 늘어났으며 이어 신한금융투자가 48%, 우리투자증권이 42% 늘어났다. 잔액 기준으로는 하나대투증권이 45%로 크게 늘었고 대우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 각각 36%, 24% 증가했다. ◇CMA 관련 다양한 투자상품 개발 필요=가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들어 잔액의 성장이 정체된 것은 기대와는 달리 지급결제 효과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지급ㆍ청산ㆍ결제 과정을 포괄하는 지급결제제도 중 지급서비스만 허용돼 '자금이체 서비스 시작'이며 '반쪽짜리'라는 논란이 일었다. 반면 은행에서 증권으로의 머니무브(자금대이동)와 신용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증권사 자금관리 규제는 강화됐다. 여기에다 은행권이 5% 이상의 고금리 상품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수성에 나선 반면 증시가 조정장세를 이어 가면서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약화됐다. 다만 계좌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자본시장 참여자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CMA를 금융투자 허브계좌로 해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CMA 시장 자체는 이미 안정 성장기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며 "증권사는 CMA를 기본으로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해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