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갈수록 빨라지는 중국의 기술추격

산업자원부가 내놓은 ‘2004년 국내 제조업 기술수준’ 보고서는 우리경제가 앞으로는 선진국의 기술장벽에 막히고 뒤로는 중국 등 후발국에 바짝 쫓기는 ‘넛 크래커’(nut cracker) 처지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력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제조업의 기술수준은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의 80% 수준으로 2년 전의 79.7%와 비교할 때 거의 진전이 없었다.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소폭 늘어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2년 전 4.7년에서 4년으로 0.7년이나 좁혀졌다.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인 반도체 부문은 3.5년으로 2년 전 4.4년 차이에서 0.9년이, 조선과 철강업종도 각각 0.9년으로 기술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섬유와 기계장비 등은 이미 대등한 수준에 와있는 가운데 반도체ㆍ조선ㆍ철강 등 우리의 주력산업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그만큼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들이 나름대로 기술개발에 힘써온 게 사실이지만 이처럼 선진국 따라잡기는 제자리고 중국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우리의 기술력이 뒤 처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R&D 투자금액은 일본의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술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경제의 지속적 발전 여부는 기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과 초일류 기업들이 R&D에 사활을 걸고 특허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기술전쟁이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할 우리로서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비롯한 전분야에 걸쳐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이제 우리는 10년 후가 아니라 당장 5년 후를 무얼 먹고 살 것인지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차세대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ㆍ인재양성ㆍ산학연의 유기적 연계구축 등 기술력 제고의 노력에 더욱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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