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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투의 품격, 다승왕의 자격 보이네

류현진, 샌프란시스코 원정전 6이닝 3실점 시즌 12승

'고속 슬라이더' 신종 필살기 장착 예측불허 구종 선봬

세인트루이스 웨인라이트에 1승 뒤져 다승왕 노릴 만

"슬라이더 신경쓰다 체인지업 소홀" 병행 연습 강조


류현진(27·LA 다저스)이 다승왕을 노크한다. 아직 이르지만 예측 불허의 에이스급 3선발로 다시 태어난 류현진이라면 못할 것도 없다.

28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이하 SF) AT&T 파크에서 열린 SF 원정 선발 등판에서 류현진은 다승왕의 자격을 유감없이 증명해 보였다. 기록은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3자책)으로 겨우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을 뿐이지만 4대3 승리로 3연승을 달리며 시즌 12승(5패)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3.44. 탈삼진 7개를 보태 2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105개) 기록도 썼다.


류현진은 최대 라이벌과의 3연전 싹쓸이 패를 면하려 기를 쓰고 달려든 SF를 맞아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다양한 구종 구사로 다저스에 3연승을 안겼다. 59승47패로 1.5경기 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SF는 안방 3연패를 포함, 4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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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경기에서 12승을 기록,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2위에 오른 류현진은 지난해의 14승을 넘어 다승왕도 노릴 만하다.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13승(5패)으로 단독 선두인데 그의 승수는 21경기에서 쌓은 것이다. 물론 류현진 자신과 팀 동료 클레이턴 커쇼, 잭 그레인키 등 무려 6명이 12승으로 공동 2위지만 류현진의 '신종 필살기' 고속 슬라이더가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어 다승왕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4일 샌디에이고전부터 시속 140㎞ 초반의 빠른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고 있다. 커쇼에게서 배워 1주일 만에 실전에서 사용한 것이다. 직구를 던질 때와 거의 같은 동작에서 나오지만 오른손 타자의 몸쪽을 찌르는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류현진의 승부구는 체인지업'이라고 외우고 나오는 대부분의 타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은 누구든 까다로워하는 투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슬라이더를 분석하고 나온 SF 타자들에게 적절한 시점에 체인지업을 던져 더 헷갈리게 만들었다. 부작용도 있었다. 슬라이더에 신경 쓰다 보니 기존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순간순간 무뎌졌다. 4대2로 앞선 5회 말 버스터 포지 타석. 연속 3개를 던진 체인지업이 전부 볼로 빠진 뒤 직구에 홈런을 얻어맞은 장면이 바로 그랬다.

류현진은 슬라이더에 대해 "이제 안 던져서는 안 될 공이 됐다. 커쇼가 던지는 비디오를 보고 팔을 좀 더 높였는데 잘 맞아떨어졌다"면서도 "슬라이더만 신경 쓰다 보니 체인지업에 조금 소홀해졌다. 체인지업도 연습할 때 많이 던져 다음 게임부터는 좋아지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속 슬라이더 구사를 위해 팔 각도를 올리면서 체인지업 제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류현진은 "지금 체인지업 때문에 머리가 좀 아프다. (모든 구종을) 다 잘하고 싶다. 다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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