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인플레를 걱정하면서 여당의 금리 동결론을 반박한 것에 힘을 실어주기라고 하듯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표가 ‘때맞춰’ 나왔다. 공공요금까지 꿈틀거리면서 하반기 물가가 매우 불안한 국면임을 감안하면 오는 8~9월 콜금리 인상설도 무게감을 더해가는 느낌이다. 한은이 13일 내놓은 ‘6월 수출입물가 동향’을 보면 연초 하락 일변도였던 환율이 다소나마 오름세로 돌아섬에 따라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로는 1%,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 가까이 오르면서 상승세에 탄력을 더해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입물가(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0.9% 상승, 3월 이후 넉달째 오름세가 계속됐다. 수입물가가 4개월 연속 오른 것은 지난해 6~9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오름폭만 놓고 보면 지난 2월에 -1.2%에서 3월 0.6%로 상승세로 돌아선 후 4월 2.5%, 5월 2.2%를 나타냈으나 6월에는 약간 둔화됐다. 지난해 동월 대비 상승률은 9.2%로 5월의 11.3%보다는 오름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출물가도 전월 대비 1.8% 상승해 넉달째 오름세가 이어졌으며 지난해 동월 대비로도 1.3% 올라 두달째 상승했다. 한은에서는 원자재 값이 그동안 많이 올랐고 금리도 올라 수입물가의 상승국면이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공공요금 인상요인 등으로 소비자물가의 불안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12일 조찬 강연에서 “경기는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상승폭은 고유가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가운데 최근 원화 환율도 안정돼 물가 오름세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내수 관련 공업제품과 일부 공공요금 등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및 근원 인플레 상승률이 모두 3%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