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장기화 조짐 속에서도 LG가 5일 올해투자 및 매출 목표의 과감한 확대를 단행하겠다고 밝혀 `공격경영'으로 난국을 정면돌파해 `일등 LG'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LG는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 정착, GS와의 계열분리 작업 일단락 등 주요 경영현안을 마무리 지은데 이어 전자와 화학 부문에 주력, 계열분리 이후 공격적 선행투자로 `사업모델의 차별화'에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LG는 계열분리 이후에도 명실상부한 재계 서열 2위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으로 전자, 화학 등 주력계열사간 청사진도 함께 밝혔다.
◆이제는 `공격경영' = LG의 올해 R&D 투자 42% 확대, 전체 투자 25% 증가, 매출 94조원 목표는 현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매우 과감한 것이다.
이는 GS와의 계열분리 후 독자적 LG로 새출발하는 그룹의 비장한 각오를 담고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무섭게 추격해 오는 중국기업을 뿌리치고 선진기업을 추월, 어떤 악조건에서도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일등 사업' 확대를 통한 저변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돼 있는 셈이다.
앞서 구본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3년 전 `일등 LG'를 천명한 이후 일부 사업은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환경 변화에 흔들리는 사업이 많고, LG의 미래를 책임질 대표사업의 육성이 미흡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등 LG' 달성을 위한 `사업모델의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차별화의 원천인 R&D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 확대를 당부했었다.
LG는 중점육성.미래 성장 사업의 시장지배력 강화 및 주도권 선점을 위한 과감한 선행투자로 세계 일등사업 확대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올 매출 목표도 현대차그룹의 85조원을 10조원 가량 웃도는 것으로 계열분리 이후에도 삼성에 이어 재계 서열 2위 자리를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인화 정신'을 강조해온 LG그룹의 경영철학 변화는 지난해초 신년사에서부터 본격적으로 감지돼 왔다.
당시 구회장은 "강하고 역동적인 LG'를 창조하자"며 과감한 변화를 강조하며 ▲강한 기업 체질 ▲미래 시장 주도 ▲혁신하는 조직문화를 세가지 원칙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성과주의.연봉제가 확고히 정착된데 이어 연말 계열사별 인사에서도 성과주의 원칙이 두드러지는 등 변화의 바람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자.화학 집중 육성= LG는 전자부문에서 LG필립스LCD가 내년 상반기 가동 목표로 5조3천억원을 투자해 건설중인 파주 7세대 생산라인에 대한 1단계 설비투자에집중하고 구미 6세대 라인의 월 9만장 생산체제 구축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LG전자는 2006년 전세계 PDP TV시장 1위를 달성을 목표로 구미 PDP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생산설비도 확장한다.
특히 이동단말과 디스플레이를 고성장의 축으로 집중 육성하고 디지털 가전은안정적인 성장 및 수익창출원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2차전지, 편광판 등 정보전자 소재, 불임치료제, 서방형 인간성장 호르몬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라인 설비 투자에 집중한다.
또 사업구조 변혁을 위해 석유화학 사업의 수직계열화, 산업재사업의 해외 및신사업 비중 확대, 정보전자소재 사업의 가격경쟁력 강화 및 신제품 선(先)출시를통한 매출 확대를 중점 추진키로 했다.
통신.서비스 부문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방송이 결합된 트리플 플레이서비스(TPS)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네트워크 기간망, 광동축 혼합망 등 네트워크인프라 구축을 비롯, 이동통신부문의 무선 네트워크 강화 등에 총 1조원을 투입한다.
LG CNS는 국내최대인 1만5천평 규모의 상암동 `데이터센터' 건립에, LG상사는중국, 오만 등 전략지역내 유전.가스전 등 해외자원 개발사업체 투자에 집중한다.
◆해외시장 공략 강화= LG는 해외수출 총력체제를 통해 북미.유럽 등에서 고부가 프리미엄제품을 대폭 늘리고 성장시장인 브릭스(BRICs)에서는 시장지위를 한층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경우 기존 중국지주회사와 북미, 유럽 총괄 외에 브라질, CIS, 서남아,중동.아프리카, 중남미 등 5개 지역 대표체제를 출범시켜 전략시장별 통합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LG화학은 중국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 올해 처음으로 해외사업비중을 50% 이상으로 올리기로 했다.
중국의 경우 전자 부문이 프리미엄 제품 및 첨단 휴대폰 출시로 지난해 100억달러에 이어 올해 15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며 화학 부문은 2차 전지(난징), 편광판(베이징), PVC 원료(톈진) 등 주력제품의 현지 생산체제 구축에도 나선다.
북미의 경우 선도 제품 출시 및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디지털TV, 이동단말, 디지털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올해 예상되는 어려운 대내외 경영여건에서도 `일등LG' 달성을 위해 경영 수준을 한차원 높이고 전자.화학 분야에서 한걸음 앞선 투자를 통해 미래에대한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