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이어 사무실 전세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IMF이후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도산으로 빈사무실이 넘쳐나던 지난해 초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2~3년동안 서울시내에서 빌딩신축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자칫 장기화할수도 있다는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또 신규 창업자나 이전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영등포등 서울 부심이나 올해 새로 개통되는 6·7호선 주변에서 사무실을 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공실률 감소·임대료 급등=부동산 개발·컨설팅업체인 오피스월드(WWW.IOFFICEWORLD.COM)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종로·중구등 도심과 여의도, 강남등 3개 권역별 공실률은 종로·중구 4.97%(건물당 평균 공실면적 439.5평)로 가장 높은 반면 여의도 0% 강남 0.61%(평균 공실면적 47.2평) 등으로 빈사무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의 평당 평균임대료는 지난해 8월 293만8,700원에서 올 1월말 329만3,800원으로 5개월동안 평균 6.4% 올랐다. 이같은 오름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 평균상승률은 15~20%선이 될 것이라는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임대료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벤처기업들이 몰려든 강남. 지난해 8월 246만1,000원에서 올 1월말 현재 300만7,900원으로 14%나 뛰었다. 강남지역의 오피스빌딩 소유주는 대부분 개인이어서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것이 오피스월드측의 설명. 금융기관과 기업이 밀집한 여의도지역도 271만6,900원에서 318만800원으로 올라 11.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종로·중구지역은 383만8,900원에서 381만3,600원으로 소폭 내렸다.
◇강북이전 도미노=강남에서 사무실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강북으로 다시 옮겨오고 있다. IMF이후 임대료가 싼 강남으로 기업들이 이전했던 것과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테헤란로변의 18층짜리 S빌딩에 입주해있던 H정보통신등 3개 업체가 용산으로 이전했다. 벤처업체들인 이들 기업은 사무실을 확대하려 했지만 임대료가 너무 올랐고 빈 곳이 없기때문에 강북으로 옮긴 것이다.
올들어 강북지역으로 본거지를 옮기거나 강남에서 창업하려다 사무실을 구하지못해 용산등지에서 둥지를 튼 벤처기업이 20~30개에 달하는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종로 중구지역의 사무실들도 이달말에서 다음달중이면 거의 대부분 입주자를 채울 전망이다.
◇빈사무실 남은 곳은=서울 도심과 영등포·사당동등 서울 부심에 일부 사무실이 남아있다.
도심에서는 남대문 대우센터·대경빌딩·충무로 대원빌딩등이 공실이 남아있다. 입주 기업들이 기구축소를 단행한 곳으로 그동안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비싸 임대수요자를 찾지 못한 경우다. 영등포·당산·삼선동등 서울부심지역에서는 아직 그리 어렵지않게 사무실을 구할 수있다.
오피스월드 김형규(金亨奎)마케팅팀장은 『그나마 남아있는 종로·중구 일대의 빈사무실도 빠른 속도로 채워지고 있다』며 『사무실 수요자들은 중심지보다 오히려 교통여건이 개선되는 서울 외곽지역의 지하철 신규 개통구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입력시간 2000/03/11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