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근혜 대표 퇴임… 향후 행보는?

"정권교체를 위한 또다른 시작의 자리"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16일 2년3개월 간의 대표직 수행에 마침표를 찍고 퇴임했다. 박 대표는 이날 염창동당사 마당에서 소속 의원과 당직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가운데 열린 이임식에서 "당 대표가 된 직후 당의 간판을 떼어내 찬바람 부는 천막당사로 걸어가던 그때를 잊을 수 없다"며 "그 짧은 길이 마치 천리 가시밭길 같았다"고 회고했다. 박 대표는 특히 "우리 정치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을 잘 살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해 드리는 게 정치의 기본"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가 편하면 국민이고통스럽고, 우리가 힘들면 국민이 행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자리가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자리가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기원했다. 꽃무늬 치마에 베이지색 재킷을 입은 화사한 모습의 박 대표가 이임사를 하는동안 염창동당사 주변에서 철조망을 통해 행사를 지켜보던 박 대표 지지자들과 시민100여명은 수차례 `박근혜'를 연호하기도 했다. 앞서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는 환송사에서 "박 대표는 위기에 빠진 당을 맡아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당을 여기에까지 이끌어왔다"며 "그 동안 박 대표는 곧 한나라당이었다"고 추켜세웠다. 허태열(許泰烈) 사무총장도 "여당에서 9명의 의장이 바뀌는 동안 박 대표는 한나라당을 안정과 통합의 반석 위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며 "특히 대선불법자금과 탄핵 역풍 속에서 바람 앞에 촛불같던 당을 기사회생시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임사 직후 자신이 지원해온 어린이집 원아와 당직자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아든 뒤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이어 주요 당직자와 일부 의원 및 당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재임 기간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감상에 젖어 둘러본뒤 당사 마당에 세워놓은 승용차를 타고 삼성동 자택으로 향했다. 박 대표는 승용차를 타고 정문 앞을 빠져나가다 "수고하신 경비 아저씨들에게인사를 하고 떠나야 한다"며 다시 차에서 내려 경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꽃다발을 전달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임식에는 박 대표와 함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을비롯, 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 당선자 등 5.31지방선거 시도지사 및 기초단체장 당선자들과 김수한(金守漢) 전 국회의장을 포함한 당 원로 등이 참석했다. 역시 유력대권후보인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는 해외 출장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 박 대표는 지난 97년 창당 이후 정식으로 이임식을 갖고 떠난 첫 대표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조 순(趙 淳) 이회창(李會昌) 서청원(徐淸源) 최병렬(崔秉烈) 전 대표 등은 선거패배, 대선출마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이임식 없이 물러났다. 이제 박 대표의 퇴임 후 행보가 관심이다. 당내 유력 대선 주자중 하나로 최근지지도가 급상승중인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박 대표는 곧바로 대선행보에 나서기보다 당분간 자택에서 조용히 몸을 추스르는 동시에 선거캠프 구성 등 대선 구상에 몰두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피습으로 인한 얼굴상처가 다 아물지 않은 만큼 외부강연이나 해외여행은 한동안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7월말~8월초로 예상됐던 선거캠프 구성시기도 8월말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활동을 제외하고 당분간 사실상 `잠행'에 들어가는 셈이지만 7.26 재.보선기간 지원 유세 요청에 응하는 방식으로 대외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 대표는 건강을 회복한 후 중국과 인도,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해외 방문계획도 줄줄이 잡아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대표는 지난 11일 닝푸쿠이(寧賦魁) 중국 대사와의 만찬에서 새마을 운동 특강요청을 받았으며, 9월께로 예상되는 방중 기간 특강을 하는 것을 긍정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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