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를 사용하는 PC는 전체의 15%에 불과하나 비용 때문에 OS 업그레이드가 더디다는 게 문제다. 정부·공공기관이 보유한 PC는 82%가 8일까지 상위 버전의 윈도를 탑재한다지만 그래도 10대 중 2대는 보안취약 PC로 남는다. 예산 문제로 윈도 업그레이드가 늦는 시군구청 등 지자체와 초중고교의 PC는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빼내려는 해커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금융회사의 CD·ATM 등 자동화기기다. 9만대 가운데 94%가 윈도XP 이하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 자동화기기에 악성코드·해커 공격이나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돈을 빼내는 원격인출, 전산망 마비 등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OS를 업그레이드하려면 대당 1,500만~2,000만원을 들여 하드웨어까지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와 금융기관의 대책이 늦은 탓이다.
금융당국이 업그레이드가 안 된 ATM을 폐쇄망으로 운영하겠다지만 관리소홀이나 유지보수 과정에서 해커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정부가 배포하는 무료 백신 설치도 사후약방문이 되기 쉽다. OS 교체만이 근본대책이다. 보안대책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하고 공공기관의 OS 업그레이드 예산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 기회에 지나치게 높은 윈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