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깨면 돈이 보인다.’
증권가에 때 아닌 ‘역발상’ 바람이 불고 있다.
별 의심 없이 믿던 ‘관습적 진리’를 놓고 이전과 달리 반대방향으로 접근해보면 의외의 결과와 맞닥뜨려진다는 지적이 몇몇 사례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이를테면 한동안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에서 맴돌던 종목을 사두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든지, 환율하락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던 IT주가 예상외로 괜찮은 수익을 내고 있다든지 하는 식이다.
◇‘시장이 외면할 때 매수하라’=이달 말 전후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타이완 비중 확대와 관련해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다소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 때를 매수 타이밍으로 삼으라는 조언이다.
이기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16일 “일시적인 수급 악화가 펀더멘털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매도와 이에 따른 시장의 충격은 이벤트성에 가깝다”며 “지수편입 종목 중 최근 매도세가 지속된 삼성전자ㆍ포스코ㆍ삼성SDI 등에 매수 기조로 접근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외국계인 메릴린치증권도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비중을 줄인 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원기 전무는 “(외국인이) 뚜렷한 이유 없이 종목 비중을 줄였다면 (그것은) 악재가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앞으로 몇 분기 내 비인기 종목들이 수익률을 내는 장세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무는 “MSCI 기준지수를 적용한 결과 전기전자(IT)ㆍ조선ㆍ화학 업종의 외국인 비중은 줄었고 은행ㆍ현대차ㆍS-OilㆍKT&G 등은 늘었다”며 “삼성전자ㆍ삼성SDIㆍLG화학ㆍ삼성중공업 등과 은행주 중 외국인의 지분 증가 정도가 가장 낮은 국민은행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환율이 떨어져도 주가는 오른다’=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포함된 IT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업종이 들어간 경기 소비재 산업 등이 원ㆍ달러 환율과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대표적인 수출주들이 환율 하락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주가도 약세를 면하기 힘들 것이란 일반의 예상을 깨는 것.
김우재 연구원은 “지난 2000년 10월부터 환율과 산업별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IT산업 -0.58 ▲비경기소비재 산업 -0.53 ▲소재산업 -0.49 ▲경기소비재 -0.49 등으로 환율이 떨어져도 주가는 올랐다”며 “실적이 나빠지더라도 외국인이 (환차익 등으로) 주식을 매수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환율하락은 이중적인 재료”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일수록 환율 영향을 덜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환율하락보다는 D램, 플래시 메모리, LCD 패널의 수급이나 가격이 주가를 설명하는 데 더 유효한 변수”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이에 따라 환율하락이 증시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IT ▲비경기재 및 소비재 ▲산업재 및 소재 산업이 환율 하락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