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성큼 다가온 로봇시대, 인간의 창의력을 더하라

■ 제2의 기계시대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지음, 청림출판 펴냄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기술을 통한 삶의 풍요를 꿈꿔왔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드'에는 헤파이스토스 신이 금으로 하인과 스스로 움직이는 탁자를 만들었다고 나와 있고, 고대 중국 문헌인 '열자'(列子)에도 장인이 가죽과 나무로 만든 환상적인 자동인형이 등장한다. 재료만 바뀌었을 뿐, 어느 시대에나 기계 노동을 통한 자유를 꿈꾼 인간들은 있었다. 수세기에 걸쳐 기술이 진보에 진보를 거듭한 결과, 인공지능부터 무인 자동차와 로봇공학에 이르는 성과는 새롭다 못해 낯선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똑똑한 기계는 정말 우리 모두에게 풍요와 번영을 안겨주고 있을까.


정보 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들은 기술이 현재 빚어내는 상황을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은 늘지 않고 중산층의 임금은 떨어진다. 기술과 자본에서 우월한 재능이 있는 소수에게 돈이 몰리지만, 나머지 다수와의 소득 격차는 유례없이 커지고 있다. 뭐가 문제일까. 책은 기계가 인간과 비슷하거나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갖는 시대에 대한 통찰과 인간과 기계가 공생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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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증기기관이 제1의 기계시대를 열고 인류의 육체적 능력을 강화했다면 디지털 기술은 제2의 기계시대를 열고 정신적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예측한 뒤 앞으로 단순 반복적인 일은 컴퓨터로 대표되는 기술이 대신하고, 인간은 창의성과 감수성이 요구되는 일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공생이다. 책은 컴퓨터와 인간의 체스 대결을 예로 든다. 1997년 슈퍼컴퓨터가 인간 체스 챔피언을 이겨 화제에 올랐지만, 2005년 개최된 대회에선 인간과 기계의 혼합팀이 가장 강력한 컴퓨터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당시 인간과 컴퓨터는 둘 다 데이터베이스에 동등하게 접근했지만, 컴퓨터는 입력된 데이터를 재조합할 뿐, 새로운 전략을 떠올릴 수는 없었다. 인간보다 우위에 있는 컴퓨터의 능력,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인간의 창의성이 결합해 최고의 성과를 냈던 것이다.

저자들은 인간과 기계의 공생을 위해 인간이 강화해야 하는 능력으로 창의성을 꼽는다. 또 이를 위해 전제돼야 할 사항으로 암기 위주 교육 개선, 교사 봉급 인상과 책임 강화, 신생기업 및 과학자 지원 등을 제시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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