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비욘드 코리아-새로운 성장모델을 찾아서] 1부: 4만 달러시대, 블루 프린트 짜자 <1> 40-50클럽의 조건

앞으로 5년이 골든타임… 퇴로 없는 '개혁 외나무다리' 건너야



체질개선 통해 3%중반 잠재성장률 유지 못하면

5년후 '40 - 50클럽·강대국 도약' 물거품 될수도


선거없는 올해가 경제 터닝포인트 만들 적기

외형보다 내실 키우는 뼈깎는 구조개혁 필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개혁과 경제체질 개선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목표대로 끌어올린다면 40-50 클럽 가입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강대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고통스럽고 불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구조개혁은 죽느냐 사느냐의 절박한 심정으로 해야 한다"며 "(구조개혁을) 왜 하느냐고 묻지 마라. 실패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20-50 가입 3년 만에 30-50, 40-50은 새로운 분수령=우리나라가 '20-50' 클럽에 가입한 지난 2012년.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한국·독일·미국·터키를 함께 묶어 영어 앞글자를 딴 'GUTS'라고 부르며 "놀라운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는 4대 강국"이라고 표현했다. 20-50 클럽 가입국가들이 모두 이를 기반으로 3만달러 달성에 성공해 30-50 클럽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4년, 일본은 5년, 영국은 7년, 미국은 9년이 걸렸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14년이 지나서야 30-50 클럽에 진입했다. 한국은 3년 만인 올해 '30-50'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국민소득 달성 기준으로는 2만달러(2006년)부터 3만달러 시대를 여는 데 9년이 걸렸지만 클럽 가입 기준으로는 독일에 이어 제일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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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0 클럽 가입 여부는 국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사용된다. 경제력뿐만 아니라 성장잠재력의 가늠자라고 할 수 있는 인구가 5,000만명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30-50을 넘어 40-50 클럽에 가입하게 되면 우리 경제발전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현재 40-50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영국·독일·프랑스 등 4개 국가뿐이다. 일본의 경우 엔저 기조와 성장 정체로 3만달러 후반에 수년째 머물러 있다.

◇성장잠재력 끌어올리지 못하면 40-50 클럽은 없어=한국의 40-50 클럽 가입 가능성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에 가장 중요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고 있어서다. 생산·투자·소비·물가 등 거시경제지표가 고꾸라진 상황에서 구조개혁까지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3%대 중반을 유지할 경우 오는 2021년 40-50 클럽에 무난히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금의 인구구조와 경제체질로는 3%대 초반도 버겁다는 지적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성장잠재력 훼손과 신성장동력 부재로 3%대 중반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인구구조가 장기불황형 구조로 바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성장잠재력의 핵심이자 경제활동의 주축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016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 역시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한국 경제의 재앙으로 떠오르고 있다. 20-50 클럽 가입 당시 '4대 르네상스 강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성장을 걱정할 처지로 전락한 셈이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 40-50 클럽 가입 시기는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번 훼손된 성장잠재력은 웬만해서는 회복하기 쉽지 않다. 노동력 부족은 앞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 강화에 있어 최대 걸림돌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개혁·경제체질 개선으로 내실 중시 성장모델 마련해야=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3%대 중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지적한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과 획기적인 규제개혁, 금융 등 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 등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올해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구조개혁의 적기라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대통령과 정치권·정부 등 관계자들이 정권과 자리를 걸고 구조개혁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구조개혁에 성공하지 못하면 신성장동력은 고사하고 기존 성장동력까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의 기초체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내실을 중시한 성장모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만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투자를 늘려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한다"며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고부가가치산업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어둡다"고 지적했다.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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