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정책의 일관성

권성철 한국투신운용 사장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에드워드 프레스컷, 핀 쉬들란 두 교수가 선정됐다. 경제주체들의 기대감이 경제정책, 나아가 경기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국민이 신뢰하지 않고 예측 불가능한 정책을 실시할 경우 정책효과가 거의 없으며 따라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예측기능이 작동하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이들의 주장이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현 정권에 와서 각종 정책의 방향을 놓고 오가는 말싸움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심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시장참여자의 인식은 그가 참여하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역으로 시장도 참여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과 참여자의 생각은 늘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참여자가 완전한 지식을 가질 수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도 없다. 즉 참여자의 인식과 실제상황간에 그리고 참여자의 의도와 실제결과간에는 언제나 불일치가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금융시장은 원래 불안정하다고 봐야 한다. 이런 금융시장을 다루는 정책 당국은 말 한마디, 용어 하나까지 신중히 고를 필요가 있다. 시장은 그 말, 용어에 담긴 시그널을 읽으려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은 우리 경제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내수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기댈 곳이라고는 수출뿐인데 그나마 내년에는 미국ㆍ유럽ㆍ일본의 성장둔화로 만만찮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은 경기회복을 위한 과감한 정책 선택과 일관성의 유지를 기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금이야말로 시장참여자들을 헷갈리게 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금리가 됐건 재정이 됐건 현실적인 수단을 선택하고 일관성 있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미국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과감하고 일관된 금리정책과 여기에 힘을 실어준 정부의 집중된 재정정책으로 올해 경이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때마침 노무현 대통령이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콜금리 결정이나 오는 12월 발표 예정인 ‘한국판 뉴딜’이 그런 의미에서 현실적인 동시에 일관성을 유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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