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생보사 사업비 과다책정 여전"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사업비를 과다하게 책정해 소비자들이 적정 가격 보다 비싼 보험료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09회계연도(2009년4월∼2010년3월) 생보사들의 사업비 차익은 1조9,989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2조385억원 보다 소폭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2조원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4년 연속 1조원을 웃돌고 있다


사업비는 보험 모집인 수당과 계약 유지비, 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사업비 항목에서 차익이 생겼다는 것은 보험료를 산정할 때 예상했던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고객들은 보험사들이 정밀하게 비용을 계산했다면 내지 않아도 됐을 사업비를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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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사업비 차익이 수 조원씩 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사업비가 과다하게 책정됐기 때문”이라며 “보험료가 비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적별로는 토종 생보사들이 외국계 보다 더욱 많은 사업비 차익을 남겼다. 실제 토종 생보사들의 사업비 차익은 지난해 보다 1,234억원 늘어난 1조4,2533억원으로 외국계 생보사들의 사업비 차익 5,736억원의 3배에 달했다.

규모별로는 삼성·대한·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 생보사들은 지난해보다 차익이 줄어든 반면,중소형 생보사들의 사업비 차익은 크게 늘었다. 삼성생명의 경우 3,763억원으로 작년 보다 1,065억원, 대한생명은 73억원 감소한 2,685억원, 교보생명은 865억원 줄어든 3,10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동부생명의 지난해 사업비 차익은 135억원으로 전년 5,500만원에 비해 무려 245배나 증가했다. 또 신한·동양·미래에셋·하나HSBC등도 2008년에 비해 늘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1년 이후 9년간 생보사들이 거둬들인 사업비 차익은 20조에 육박한다”며 “2004년 회계 변경으로 사업비 차익이 감소하는 효과가 생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향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시적 요인으로 줄어들었던 사업비차익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이에 대해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상품은 보장기간이 길기 때문에 한 해의 사업비 차익이 모두 보험사의 수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위험률차손과 이차손 등을 감안할 때 경영 안정을 위해 어느 정도의 사업비차익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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