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금융지주-예보 깊어지는 갈등

●저축은행 강매 후유증<br>저축은행 추가손실 놓고 기싸움 팽팽<br>지주사, 6월까지 협상 못할 땐 타격 커<br>은행 연계영업 막혀 손해도 만만찮아


저축은행 '강매'에 따른 후유증인가. 저축은행을 인수한 금융지주회사들과 예금보험공사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추가손실을 누가 얼마나 보전할까를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예금보험공사와 길고 긴 협상을 벌이는 중인 금융회사는 KB, 신한, 하나, BS(부산은행)금융지주 등 총 4곳. 모두 지난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떠안은 금융지주들이다. 외형상 영업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저축은행을 인수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대형 금융회사들이 반강제적으로 사들인 부분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 후유증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예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책임"=지난해 금융지주에 매각된 저축은행은 모두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매각됐다. P&A 방식은 계약이 체결된 후 다시 한 번 실사를 진행한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일부터 매매계약 체결일까지 저축은행 자산가치에 변동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건전성 분류에 따라 세밀한 재평가가 3~4주간 진행된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보통 영업정지일로부터 3개월 후 실제 거래를 하는데 그 사이 자산 변동분에 대해서는 서로 실사해서 정산하자는 내용을 계약서에 미리 넣는다"며 "하지만 정산 결과 달라진 변동분을 모두 인정하는 것은 아니고 예를 들면 10% 식으로 어느 정도 상한선을 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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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지주와 예금보험공사 간 의견 차이가 극명해진 것은 금융지주들의 정산실사 1차 보고서에 대해 예보가 '부동의' 의사를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금융지주는 예보와 맞대고 앉아 30일간 다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예보 관계자는 "예보는 추가보전에 대해 보수적으로, 금융지주들은 공격적으로 변동분을 계산해놓은 상태"라며 "금융지주가 6~7월에나 마무리될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자 협상을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결산을 다가오고…연계영업은 막히고"=예보가 느긋한 입장인 것과 달리 금융지주는 마음이 조급한 상태다. 6월 결산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낙관하고는 있지만 6월 결산까지 어느 방식으로든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며 "만약 30일간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제3의 회계법인을 지정해 객관적인 실사를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그 선까지 진행하기는 우리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계열 저축은행 영업이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입는 손해도 만만치 않다는 주장이다. 금융위는 최근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은행 연계영업을 사실상 불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른 저축은행과의 형평성 때문이지만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금융지주의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정부로부터 손실 추가보존도 받지 못하고 영업에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적자를 떠안으면서라도 저축은행을 들고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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