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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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0년은 디자인의 시대"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
“따듯하고 후덕한 마음, 온후지정(溫厚之情) 즉,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고 즐겁게 해주는 것이 바로 디자인입니다.”
산업디자인계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는 21세기 디자인에 대해 이같이 말한다. MP3 브랜드인 ‘아이리버’에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하면서 우리에게 알려진 그는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파브’, 중국 유수 전자제품 회사인 TCL 등의 디자인까지 맡게 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됐다.
“예전에 디자인은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디자인은 상술ㆍ기술이 아닌 인술(仁術)인 시대”라는 게 그의 디자인 철학이다. 자기자신의 만족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 더 크게는 인류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 바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생각은 그가 대학을 다닐 때부터 움트고 있었다고 한다. “미대를 다닐 때 대부분의 동기생들이 그림ㆍ조각과 같은 순수예술이야말로 진짜배기라고 생각할 때 난 나만의 만족이 아닌 여러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미국유학, 회사설립, 히트작 생산 등을 거치며 그는 성공적인 산업 디자이너로의 길을 걷게 됐다. 최근 들어서는 그의 성공에 힘입어 창의성을 가진 인재들이 디자인계로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디자이너의 자질에 대해 그는 창의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요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넘쳐나지만 이들이 모두 히트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며 “아이디어를 창의적인 제품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 작은 차이, 큰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핸드폰 디자인을 맡은 디자이너라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보고도 핸드폰 버튼을 생각할 만큼 푹 빠져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100년간은 디자인을 먹고 살 시대”라고 단언한다. “이제는 공장, 시설물, 직원 수가 기업의 자산이 아니라 직원들의 지적 능력, 브랜드 등 소프트 파워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10명짜리 회사가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물론 그 같은 가치창출의 중심에는 디자인이 자리해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는 스스로를 “그저 바꾸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다른 것을 찾고 싶어하고, 다르게 일을 하고 싶어하고, 다르게 놀고 싶어하는 욕망을 디자인을 통해 구현했다는 것. “이 같은 욕망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혁신?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즉 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계의 혁신가인 김 사장의 확신에 찬 한마디다.
입력시간 : 2005/08/24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