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친환경 농업 정확히 이해해야

전성군 <농협중앙교육원 교수·경제학 박사>

요즘 웰빙(well-being) 바람을 타고 너나없이 완벽한 친환경 농산물과 유기 농산품을 찾는다. 하지만 친환경 농산물은 전체 농산물 중 10%에 불과하다. 순수 유기재배 농산물은 그 가운데서도 0.2%에 지나지 않는다.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유기 농산물 생산에 맹목적으로 치중하지는 않는다. 대신 농산물생산이력제를 도입,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정부와 농업인이 상호 협력해 안전 농산물을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친환경 농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농약과 화학비료만 쓰지 않으면 환경 친화적인 농산물이라는 시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사실 언제부턴가 ‘친환경’이라는 용어의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 농업에서 친환경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많아질수록 비료나 농약이 마치 독극물처럼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친환경 농업이라는 용어는 친환경농업육성법상 ‘농약의 안전 사용기준 준수, 작물별 시비기준량 준수, 적절한 가축사료 첨가제 사용 등 화학자재 사용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고 가축분뇨의 적절한 처리 및 재활용 등을 통해 환경을 보전하고 안전한 농축임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이라고 규정돼 있다. 정부는 농산물 전체 재배면적의 20~30%를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농업에 있어서도 지속 가능한 농업은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 기업들이 앞 다퉈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는 것처럼 우리 농업인도 친환경 농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친환경 농업만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일반 농산물이 마치 공해 농산물, 또는 오염 농산물인 양 잘못 이해돼서는 안된다. 일반 농사를 짓는 90% 이상의 농업인이 공해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매도된다면 일반 농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불필요한 탄산가스 배출을 줄인 방식으로 생산한 것이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인식으로 한 단계 올라설 때가 됐다. 예컨대 제철 과채류와 이른 과채류는 주로 먹는 기간이 두어 달로 비슷하다. 먼저 먹는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또 다른 점은 제철이 아니라서 더 비싸진다는 사실, 그 비싼 가격이 만들어지도록 키우는 데 돈이 더 든다는 사실뿐이다. 결국 연료로 키우는 이른 과채류는 환경을 파괴하고 기후변화에 일조한다. 때문에 소비자도 제철 농산물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농업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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