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안좋으니 오히려 장사가 잘되네`
몸집 작은 슈퍼마켓과 편의점업계가 불황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매출이 최고 15%까지 증가하는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유통업태의 이 같은 약진은 소비가 위축되면서 주부들이 구매 액수가 큰 할인점을 찾기 보다는 슈퍼마켓을 찾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실제로 LG슈퍼마켓의 경우 지난 1분기 동안 하루 평균 방문고객 수는 3,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50명 보다 무려 54%나 증가한데 힘입어, 매출은 15%가량 성장했다.
경쟁 업체인 한화스토아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분기 매출은 6.3%, 고객 1인당 구매 단가는 12%나 신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슈퍼마켓의 약진이 오로지 불황이라는 외부 환경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배달서비스ㆍ인터넷 주문 등 할인점과 싸우면서 체득한 경쟁력의 약발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편의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편의점의 경우는 주 이용고객이 경기에 둔감한 20~30대 인데다, 1인당 구매 단가가 2,000~3,000원으로 가격변동 폭이 작아 불황에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다.
토종 편의점 업체인 LG25의 경우 점포수가 지난해 820곳에서 올 1분기 현재 1,200여 곳으로 40% 늘어난데 힘입어 매출이 지난해 동기 보다 60%나 증가했고, 훼미리마트도 올들어 월별 매출이 3~4%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의 약진은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들이 창업에 나서며 점포 수가 늘고 있어 이래저래 불황의 덕을 보기는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업계의 관계자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은 상품중 60%이상이 식품이어서 소비위축에도 영향을 덜 받는 편”이라며 “고유가로 승용차 이용이 줄면서 소비자들이 먼 곳의 할인점을 찾기 보다는 집 근처의 슈퍼마켓을 찾는 것도 실적 개선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