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격파괴/최훈 한진교통물류연구원장(로터리)

근래 물류를 이야기하는 유통분야에서 세찬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현상의 하나가 가격파괴라는 것이다. 물론 이는 오늘날과 같이 무한 경쟁의 양상을 띠는 기업경쟁의 현실적 여건에서 발상된 신경영기법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달리 표현하면 종전의 경영원론에서 논의되던 가격정책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항간에서 회자되는 이 현상의 내면적 실체를 좀 더 가까이에서 확인해 보면 이 현상을 어떻게 유익하게 활용할 것인가를 한번쯤 생각하게 한다. 종전의 가격정책은 원가기준 가격이 그 전형을 이루어 왔다. 즉 가격 결정권자는 당연히 공급자 내지 공급자이며 투입된 총원가에 적정이윤과 유통경비를 첨가한 합이 최종소비자 가격으로 제시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프라이싱 관행에 역구조적으로 발전하게된 것이 오픈(Open)가격정책으로서 가격파괴의 실체가 되는 것이다. 우리들 생활주변에서 대량판매를 주도하는 소매상이 새로운 낯선 판매망의 이름으로 곳곳에서 선을 뵈고 있다. 마트, 프라이스클럽등이 이러한 상점의 대명사이며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종전 이 제품가격에 비해 30∼40% 수준의 대폭 할인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통시장에 엄청난 바람을 몰고 오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매점들이 도입, 운영하고 있는 가격이 오픈가격책정(Open Pricing)으로서 가격 결정권이 종전의 공급자에서부터 현실적으로 판매자의 선택가격으로 자리 바꿈하여 파격적인 할인가격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에 주목하는 바는 가격파괴가 궁극적으로 우리들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즉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유통구조 혁신을 통하여 부대비용의 철저한 제거와 최소한의 이윤을 전제로한 가격구조가 새로 짜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방위 경쟁의 양상을 띤 유통업계가 생존과 경쟁우위 확보를 위하여 물류혁신의 일환으로서 파격적인 가격인하가 이루어지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현상이 살맛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정책 당국자도 물류관리 정책의 건전한 발전이 자국상품의 대외경쟁력 제고라는 명분 못지 않게 서민들이 품질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깊은 통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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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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