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경제 짙은 '서브프라임 그늘'

"각국 중앙銀 직접 개입해야" 지적


국제금융시장의 기준 금리인 리보(LIBORㆍ런던은행간 금리)가 최근 한달 사이에 급격하게 상승한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그늘이 글로벌 경제 전반에 깊게 드리우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하조치에도 불구, 국제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지표금리 중 하나인 리보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향후 금융시장과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보는 영국 런던에서 우량 은행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이며, 런던이 오랫동안 세계 금융중심지였기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의 기준금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해외에서 외화 자금을 들여올 때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리보 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것은 당장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자금조달 여건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리보 금리에다 차입기관의 신용도에 따른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붙여서 금리를 결정한다. 신용도가 낮을 수록 더 높은 금리가 붙는다. 예를 들어 리보 금리가 연 5.35%일 때 가산금리가 0.3%포인트 붙으면 조달 금리는 5.65%로 결정된다. 그런데 기준 금리인 리보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전체 조달 금리의 코스트는 높아지게 된다.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기업들은 조달 금리 상승에 이자 부담 증가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기관들이 조달 금리 상승분을 대출 금리 인상분으로 상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통 국내 금융기관들은 조달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상분을 반영한다. 조달 코스트 상승분이 그대로 기업들의 이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국내 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의 해외 자금 조달 코스트는 리보 금리에다 평균 0.3%포인트 정도 가산금리를 붙이는 선에서 결정된다”며 “은행들 역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대출 금리 인상 등을 통해 코스트 상승분을 상쇄하게 된다”고 말했다. 리보 금리 상승은 조달 금리 상승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달 금리 상승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신규 투자 등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크랜달 라이트슨 ICA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보 금리의 상승은 대출 시장 전반을 위축시키면서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결국 기업의 수익성을 해치고 가계 부채를 더욱 옥죄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보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스 호에르그 루드로프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회장 겸 바클레이즈캐피털 회장은 “전세계 자본시장은 현재 신용위기 극복의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며 “영란은행(BOE) 등 중앙 은행들이 향후 4~6주 내에 신용거래를 마비시키고 있는 신용경색 위기에 대한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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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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