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이중 플레이'

"대화 통해 해결" 입장 고수하며 실제론 시추시설 추가 설치 추진

베트남·필리핀과 갈등 증폭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직접 대화를 내세우면서도 석유 시추선을 추가로 파견하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 국제 여론을 의식해 외교적으로는 대화국면으로 온건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정작 행동으로는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뤄낸다)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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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그리스를 방문 중인 리커창 총리는 "중국은 평화발전의 길을 따르는 동시에 해양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그리스 해양협력포럼에 참석한 리 총리는 "과거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국가 간 갈등은 인류의 재앙으로 다가왔다"며 "우리는 대화와 협상으로 다른 국가들과의 해양분쟁 해결을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리 총리는 "(대화와 협상은)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을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동·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이어 21일 베이징 칭화대에서 열린 세계평화포럼에서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갈등은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베트남을 방문한 양 국무위원은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만나 남중국해 갈등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은 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술적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초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에 원유 시추시설을 설치한 데 이어 남중국해 4곳에 추가로 원유 시추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가 중국 국가해사국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중국은 난하이 2호와 4호·5호·9호를 각각 설치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난하이 2호와 5호는 중국 남부와 프라타스군도(둥사군도) 사이에 설치될 것으로 추정했다. 로이터는 프라타스군도를 대만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만큼 자칫 중국과 대만 간 영유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하이 4호는 중국 해안과 가까운 곳으로 로이터는 전했다. 난하이 9호는 이미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바로 바깥 지역에 설치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바로 베트남과 필리핀 등의 심기를 건드리며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은 22일 베트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베트남의 대륙붕과 EEZ 내 시추설비를 불법으로 설치, 해양분쟁 해결을 위한 기본원칙과 국제법을 위반한 만큼 필요한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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